[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10월 들어 주춤했던 컨테이너선 운임이 최근 5주 연속 상승세를 타며 다시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항만 혼잡 등 세계 공급망 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오미크론 확산과 같은 변수까지 겹치면서 운임을 다시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14일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컨테이너선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주 4810.98을 기록했다. 이는 전주 대비 83.92포인트 오른 수준이다. 이 지수는 2009년 1000을 기준으로 시작됐으며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해 11월 사상 처음으로 2000을 넘겼고, 올해 4월 3000을 돌파했다. 이어 7월 4000을 넘은 뒤 4000대 중반선을 꾸준히 유지 중이다.
다만 지난 5월 이후 20주 연속 최고가를 경신하던 운임은 10월 들어 상승세가 꺾였다. 이후 소폭 상승과 하락세를 오갔는데 최근 5주 동안은 꾸준히 오름세를 탔다. 특히 지난주 4800선을 넘기면서 곧 5000을 돌파할 수도 있단 관측이다.
최근 컨테이너선 운임이 상승세를 타는 건 항만 적체로 인한 병목 현상이 계속되는 가운데 오미크론 영향으로 물류 인력 회복이 더뎌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영국 해운 전문지 로이즈리스트에 따르면 지난주 LA와 롱비치(LB)항에 대기 중인 선박은 96척에 달한다. 최건우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연구원은 "최근 일시적으로 대기 선박 수가 감소하기도 했지만 이는 새로운 대기 시스템으로 인한 일시적 현상으로 파악된다"며 "유럽과 중국 항만 적체도 이어지고 있으며 미국에서 수출 컨테이너는 선적까지 10일, 유럽에서는 6일 이상 소요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지난 1일 오전 부산 남구 신선대(아래)와 감만(위) 부두에서 컨테이너 선적 및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설 연휴)을 앞두고 물동량이 늘어나 운임 상승세가 이어진다는 관측도 있다. 해운업계 물동량은 2월 춘절 한달 전부터 통상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춘절 이후 현지 제조업 공장들이 2주가량 휴업에 나서기 때문에 이전까지 물량이 밀려들기 때문이다. 4분기는 해운업계 전통적인 비수기지만 내년 춘절이 예년보다 빠른 1월 말이어서 12월 중순부터 물동량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중국이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항만 검·방역을 강화하는 것도 운임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HMM 관계자는 "10월 운임 상승세가 다소 주춤하긴 했지만 이는 조정세라기보다는 중국 석탄 부족에 따른 일시적인 영향이었던 걸로 보인다"며 "해상 운임은 적어도 내년 초까지는 전반적으로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내년에도 코로나19로 인한 공급망 혼란은 계속되겠지만 올해만큼의 증가세는 어려울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컨테이너선 수요 증가세는 이미 둔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항구에서 항만 적체 이슈가 점진적으로 해소되고 있다"며 "수요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해운 운임이) 재차 강한 오름세를 나타내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