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경찰 신변보호를 받던 전 여자친구 가족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이석준(25·
사진)의 신상이 공개 됐다.
경찰은 14일 '특정강력범죄의처벌에관한특례법'에 따라 피의자 신상공개위원회를 개최하고 피의자 신상공개를 결정했다.
경찰은 "피의자가 범행 일체 시인하고, 현장 감식 결과 및 CCTV 영상 등 충분한 증거가 확보됐다"고 설명했다.
신상공개를 위해서는 △범행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특정강력범죄사건 △피의자가 그 죄를 범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 수집 △국민의 알권리 보장 △피의자의 재범방지 및 범죄예방 등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할 것이라는 4가지 요건을 모두 갖춰야 한다.
강력범죄 피의자 신상공개제도는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지난 2010년 신설됐다. 10여 년간 서른 명의 흉악범 신상이 공개됐다.
앞서 이 씨는 지난 10일 전 여자친구 A씨 자택인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한 빌라 4층에서 A씨 어머니와 남동생을 흉기로 찌른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어머니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망했고, A씨 남동생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A씨는 경찰 신변보호 대상자였다. 특히 범행 전 A씨가 이씨로부터 성폭행과 감금 등을 당했다고 신고한 만큼 경찰이 이씨 신병을 미리 확보했더라면 범행을 막을 수 있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사건이 발생하기 나흘 전인 지난 6일 A씨 아버지는 서울 강남경찰서를 방문해 “딸이 감금된 것 같다”고 신고했고, 경찰은 대구 식당에서 A씨와 이씨를 찾아 분리조치했다. A씨 측은 경찰 조사 당시 얼굴에 멍 자국이 있었으며, 이씨로부터 감금·폭행과 성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경찰은 피해사실에 다툼의 여지가 있는데다 현행범으로 체포할 정도로 긴급성·중대성이 없었다고 판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 13일 "피해자가 주장하는 성폭행 피해 사실에 대해 다툼의 여지가 있었다"며 "이씨와 A씨 진술이 달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씨가 당시 임의동행에 임했고 휴대폰 임의제출에도 순순히 임해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이후 A씨는 경찰에 신변보호를 신청하고 스마트 워치를 지급 받았지만, 이씨는 결국 A씨 자택을 찾아 범행을 저질렀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