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카드사들의 주요 수익 창출원 중 하나였던 카드론 수익 비율이 하락하고 있다. 올해도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카드론 사업은 더 위축될 전망이다.
3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8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비씨)의 카드론 평균 수입비율은 12.48%를 기록했다. 전분기보다 0.46%포인트 떨어졌다. 전년 4분기와 비교하면 1.08%포인트 내려갔다. 카드론 수입비율은 대출로 융통한 자금에서 약정 기간 발생한 수수료, 이자 등의 수입액이 차지하는 비율을 연율로 환산한 수치다.
카드론 수입비율이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신한카드로, 전년 동기 대비 1.29%포인트 하락한 12.75%로 집계됐다. 뒤이어 하나카드와 삼성카드가 각각 0.69%포인트, 0.63%포인트 줄었다. 국민카드 역시 0.60%포인트 내려갔다. 현대카드는 0.59%포인트, 롯데카드는 0.33%포인트 감소했다. 우리카드만 유일하게 0.17%포인트 소폭 상승세를 보였다.
다수 업체에서 카드론 수입비율이 감소한 건 법정 최고금리 인하와 대출 규제 탓이다. 지난해 7월 법정 최고금리 상한이 24%에서 20%로 하락하면서 고금리 이자수익을 얻을 수 있는 고객층이 크게 제한됐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대출 총량규제를 적용하면서 저신용자 위주로 대출 취급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줬다.
올해 카드론 수입비율은 더 위축될 전망이다. 우선 카드론에 속하는 중금리대출의 대출 금리 상한이 14.5%에서 11%로 인하된다. 대출 총량규제도 지속된다. 당국은 올해 전 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율을 전년보다 더 강화한 4~5%대로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차주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대상에 카드론이 포함되는 것도 카드론 취급을 확대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총량규제에 차주단위 DSR 규제에 카드론이 포함되면서 올해 영업환경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은 대출 사업마저 위축되면서 당장 비용 효율화로 수익 감소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는 할부·리스 자산을 확대하고 데이터 사업 등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가계대출 규제 강화에 따라 대출성 자산 성장이 둔화될 수 있는 점은 향후 수익성에 있어 주요 하방 요인 중 하나"라며 "국민·롯데카드가 희망퇴직을 발표하는 등 카드사별로 비용 효율화 노력이 진행 중이며 향후 타 카드사에서도 효율화를 위한 조치가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대출 규제로 인해 카드사들이 카드론을 통해 얻는 수수료 등의 수입비율이 하락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