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국제유가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올해 일시적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넘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16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해외경제 포커스-최근 해외경제 동향'에 따르면 이달 12일 종가 기준 국제유가는 두바이유가 배럴당 82.1달러를 기록하며 80달러를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달 1~12일 평균 국제유가는 79달러로 지난달 평균인 72.8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이는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지난해 12월 초 큰 폭으로 하락했으나, 미국 원유 재고 감소, 미국과 오펙플러스(OPEC+) 등 주요 산유국의 더딘 증산 영향으로 반등한데 따른 것이다.
친환경 기조 확대로 미국 셰일 기업의 신규 투자는 지연되고, 최근 OPEC+의 증산량도 목표에 미달한 상태다. OPEC+의 12월 중 원유 생산량은 전월 대비 일평균 7만 배럴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이미 발표된 목표 증산량(일평균 40만 배럴)을 크게 하회하는 수준이다.
이에 시장조사 업체 IHS 마킷 등 일부에서는 OPEC+ 국가의 향후 추가 생산 여력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은 관계자는 "리비아, 나이지리아 등은 정치적 이슈, 시설 유지 보수 등으로 증산 계획 이행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추가 생산 여력이 당분간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요 기관은 국제유가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며 "골드만 삭스 등 일각에서는 원유 공급 제약이 심화될 경우 올해 일시적으로 100달러를 넘을 수 있다는 가능성마저 제기된다"고 덧붙였다.
이달 1~12일 평균 천연가스 가격은 네덜란드 TTF 거래소 기준으로 전월 대비 25% 하락한 반면, 석탄 가격은 호주 뉴캐슬 거래소 기준으로 8.4% 올랐다.
천연가스 가격은 미국의 대 유럽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증가 등으로 공급 우려가 완화되면서 하락했다. 특히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LNG 수출의 대 유럽 비중은 약 50%로 지난해 초의 37%에 비해 크게 상승했다.
또 석탄 가격은 인도네시아의 1월중 석탄 수출 금지 조치 등으로 상승했다. 인도네시아는 2020년 기준으로 전 세계 석탄 수출의 26.8% 점유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자국 내 전력 공급 안정을 위해 1월중 석탄 수출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이달 1~12월 평균 비철금속 가격은 LMEX 비철금속지수 기준으로 전월 대비 4.1% 상승했다. 알루미늄 가격은 유럽 지역 알루미늄 생산 축소 예상 등으로 전월 대비 8.1% 상승했다.
미국 알루미늄 제조업체 알코아(Alcoa) 등 4개 회사는 최근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유럽 지역의 알루미늄 생산을 2020년 748만7000톤에서 올해 중 55만톤 정도 축소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아울러 니켈 가격은 전기차 생산 증가 등으로 전월 대비 6% 상승했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 곡물지수는 전월 대비 1% 상승했다. 대두, 옥수수 가격은 남미 지역 라니냐로 인한 작황 우려 등으로 각각 6.9%, 1.6% 상승했다.
한편 한은은 주요국 경제와 관련, 미국이 고용과 소비 개선 흐름이 이어지는 등 양호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은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지난해 11월 소매판매가 8월 이후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고, 12월 고용상황도 실업률이 6개월 연속 하락하고 임금이 꾸준히 상승하는 등 개선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며 "향후 고용회복, 공급병목 완화 등으로 견조한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또 "유로 지역은 방역 조치 강화 영향으로 회복 흐름이 다소 약화되고 일본 경제는 반도체 수급 차질 완화, 코로나 확산세 진정으로 그간 부진에서 회복되고 있다"며 "중국 경제는 부동산 경기 부진 등으로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16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해외경제 포커스-최근 해외경제 동향'에 따르면 이달 12일 종가 기준 국제유가는 두바이유가 배럴당 82.1달러를 기록하며 80달러를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이달 2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표시돼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