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양진호 전 한국미래기술 회장 자택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외부에 반출한 '공익신고자' A씨에 대한 회사의 해고 처분은 부당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재판장 이상훈)는 양 회장 실소유주로 알려진 웹하드업체 '위디스크' 운영사 이지원인터넷서비스가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17일 밝혔다.
재판부는 "A씨가 이 회사 전 대표 B씨에게 전달한 양 회장 자택 하드디스크를 2019년 3월경 회사의 반환 요구에 응하지 못한 것을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다는 점, 사무실 하드디스크를 반출했다고 인정할 객관적 증거가 없는 점 등을 들어 중앙노동위원회위(중노위)의 재심판정이 적법하다"고 봤다.
2018년 1월 말 이지원인터넷서비스를 퇴사했던 A씨는 같은 해 11월경 이 회사에 재입사해 근무하기 시작했다.
그 사이 A씨는 같은 해 8월경 양 회장 지시로 자택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교체했고, 기존 하드디스크를 당시 회사 대표이사였던 B씨에게 전달했다. B씨는 2017년 6월~2018년 11월 이 회사 대표이사를 맡았던 인물로 A씨로부터 전달받은 양 회장 하드디스크를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제출했다.
이듬해 2019년 12월 말 회사는 사내 징계위를 열고 '회사 허가 없이 회사 자산을 무단으로 절취하고 외부로 반출했으며 내용증명 등을 통한 수차례 반환요청을 무시하는 바, 이는 회사 자산 절도로 판단된다'며 A씨에 대한 해고를 의결·통지했다.
이후 경기지방노동위원회와 중노위 모두 A씨에 대한 해고가 부당하다고 판정하자 회사는 중노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양 회장 자택의 컴퓨터가 회사 자산이라는 전제 하에 회사가 이 사건 A씨를 해고를 했으나 A씨 해고 당시 양 회장이 형식적으로 회사 소속이었는지 불분명할 뿐만 아니라 해당 컴퓨터가 원고 회사의 자산이라고 볼 만한 아무런 객관적 증거가 없다"며 회사 측 청구를 기각했다.
양 회장은 2018년 10월경 탐사보도매체를 통해 직원 폭행, 갑질, 음란물 유포, 마약 투약 등 각종 불법행위가 드러나자 회장직을 사퇴하고 같은 해 11월 긴급 체포돼 재판에 넘겨졌다.
폭행, 강요 혐의 등으로 체포된 양진호 전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2018년 11월 경기남부지방경찰청으로 압송되는 모습. 사진/뉴시스
박효선 기자 twinseve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