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하이브(HYBE)가 지난해 저스틴 비버, 아리아나 그란데 등의 해외 팝 아티스트 라인업을 보유한 이타카 홀딩스와 인수합병 이후 시너지를 더욱 확대한다.
22일 진행한 기관투자가 대상 콘퍼런스 콜에는 하이브 아메리카 이재상 COO가 발표자로 나서 향후 합병 시너지의 방향을 밝혔다.
먼저 이재상 COO는 하이브 아메리카의 비즈니스 구조가 레이블 서비스, 매니지먼트, 비즈니스 솔루션, 브랜드 & 벤처스, 퍼블리싱 부문의 5가지 사업으로 개편되었음을 전했다. 각 사업영역 간 수평적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통합적인 지원조직을 운영하는 동시에, 수직적으로 개별 사업영역의 경쟁력을 갖추는 방식이 될 예정이다.
한국과 미국 간 음악산업의 차이를 짚고 사업구조를 혁신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한국의 음악산업에서는 제작을 담당하는 레이블의 영역, 아티스트 매니지먼트의 영역, 퍼블리싱과 마케팅 프로모션 등의 영역이 하나의 회사 안에 통합돼 있는 경우가 많다. 반면 미국의 경우 이와 같은 영역들이 각각의 회사들로 세분화 및 전문화돼 있는 편이다.
전통적 북미 음악 산업 구조의 틀에 하이브 아메리카를 가두지 않되, 이타카 홀딩스 때부터 쌓아온 노하우들을 보다 전문화하는 방식으로 재편한다.각 사업 부문 내 신규 사업 모델의 개발 및 적용을 가속화하고 궁극적으로는 글로벌 음악 시장 자체의 외연을 확장하는 것이 목표다.
이재상 COO는 “아시아와 북미를 넘어서는 사업의 지속 성장을 위한 전략의 수립 및 정책의 연계가 중요했다”며 “하이브의 혁신적인 사업모델을 미국 사업조직에 접목하는 것뿐만 아니라 역으로 하이브의 한국 및 일본 아티스트가 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는 프로토콜 또한 체계적으로 준비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브 아메리카가 검토 중인 5가지 구체적인 사업 방향성도 공개했다.
△하이브 아메리카가 미국 기반으로 활동하는 아티스트들과 함께 성공시켜온 컨슈머·미디어·리테일 사업 모델의 이점을 한국 및 일본 아티스트 사업에도 적용 △현지 프로듀서 및 작곡·작사가들과 케이팝 아티스트들의 다양한 협업을 통해 한국, 일본 아티스트들의 북미 시장 진출 가속화 △하이브가 구축해 온 노하우와 기술들을 바탕으로 해외 아티스트, 팬들을 위한 새로운 유형의 팬 머천다이즈 상품 모델 개발 △하이브와 두나무가 미국에 설립 예정인 NFT 조인트 벤처와 사업 추진을 가속화 △해외 아티스트들의 위버스 플랫폼 입점을 위해 필요한 체계와 프로세스 준비 등이다.
방탄소년단 콘서트 'BTS PERMISSION TO DANCE ON STAGE - LA'. 사진/빅히트뮤직
한편 하이브는 이날 연간 매출 1조원대 고지를 처음으로 밟았다고 밝혔다. 연매출 1조원을 넘긴 것은 역대 가요 기획사를 통틀어서 최초다.
전년 대비 매출은 58%, 영업이익은 31% 증가한 규모다. 특히 하이브의 최근 3년간 연평균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률은 각각 46%, 39%로,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고성장을 이뤄냈다.
지난해 하이브는 방탄소년단이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10주 1위를 차지한 '버터'(Butter) 등으로 740만 장을 팔아치운 것을 비롯해 세븐틴 370만 장, 투모로우바이투게더 180만 장, 엔하이픈 220만 장 등의 판매고를 달성했다.
하이브가 지난해 인수한 이타카 홀딩스 소속 아리아나 그란데는 240만 장, 저스틴 비버는 235만 장을 팔았다.
작년 공연 매출은 497억원으로 전년 대비 980.5%, 약 10배나 급증했다. 그중 대부분인 453억원이 4분기에 나왔다.
지난해 11∼12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방탄소년단 콘서트 때문으로 풀이된다. 당시 콘서트는 21만 명 이상(공연장 현장 관객 기준)을 동원하는 등 큰 성공을 거뒀다.
다음 달로 예정된 방탄소년단 서울 콘서트 외에도 방탄소년단의 추가 해외 콘서트와 투모로우바이투게더·엔하이픈 등의 첫 오프라인 콘서트도 예정돼 있다.
박지원 하이브 대표이사는 "하이브 아티스트들은 작년 국내외에서 역사에 기록될 많은 기록을 세웠다. 방탄소년단은 3월 (서울 콘서트) 이후 추가 해외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