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으로 내놓은 청년도약계좌와 관련해 전문가들이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정확한 수요 예측과 재원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칫 퍼주기 정책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14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청년도약계좌는 근로·사업소득이 있는 만 19~34세 청년이 가입할 수 있는 적금 상품으로 10년 만기를 채우면 최대 1억원의 목돈을 만들 수 있다. 매달 70만원 한도 내에서 저축하면 정부가 소득에 따라 최대 40만원씩 추가 적입해준다. 이자는 최대 연 3.5%다.
하지만 구체적인 재원 마련을 두고는 의문 부호가 붙는다. 특히 소득 기준 제한이 있는 청년희망적금과 달리, 청년도약계좌는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이 있는 청년이면 누구나 가입 가능해 대상자도 늘어날 전망이다. 여기에 소요 예산만 10년 만기 기준으로 수십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가 청년의 자산을 축적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은 필요한 부분"이라면서도 "수요 예측과 재원 마련 방안이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금융소비자들과 금융사들의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걱정했다.
무엇보다 정부의 재정 부담을 정확하게 감안하지 않고 무리하게 공약을 추진할 경우 예산에 구멍이 뚫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자는 물론 금융기관이 지불하겠지만 3.5%면 꽤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정부가 일부 부담을 해야 할 수도 있다"면서 "정부 장려금이 최소 10만원씩만 들어가도 연 120만원인데 퍼주기란 얘기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에선 청년희망적금처럼 은행들의 이자 부담이 늘어날까 걱정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청년희망적금의 경우 저축장려금은 정부가 부담했지만 이자는 사업 참여 은행의 몫이었다. 이로 인해 은행들은 이자 부담만 약 1조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청년도약계좌 사업에 참여하는 은행들은 이자 부담이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정부가 가계대출 총량규제를 완화해주는 식의 인센티브 부여가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 등 인선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