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 백신 생산 시설 안동 엘(L) 하우스 전경.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국내에서 개발된 코로나19 백신이 상용화 막바지 단계에 진입했다.
GBP510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미국 워싱턴대학 약학대 항원디자인연구소(Institute for Protein Design, IPD)와 공동으로 개발하고 글락소 소미스클라인(GSK)의 면역증강제(Adjuvant) 기술을 활용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이다.
계약 물량은 1000만회 접종분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GBP510 개발이 완료되면 질병청의 접종 계획에 따라 해당 물량을 순차적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이로써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 백신을 위탁생산한 데 이어 자체 백신까지 공급하게 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아스트라제네카에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AZD1222'의 원액과 완제를 위탁생산해 글로벌과 국내에 대량 공급한 바 있다. 올해에는 합성항원 방식의 노바백스 코로나19 백신 '뉴백소비드' 공급을 맡고 있다.
GBP510은 국제기구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의 차세대 코로나19 백신(Wave2) 프로젝트에 선정됐다.
이를 통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총 2억1370만달러(약 2450억원)의 개발비를 지원받아 임상 진행 중이다. 회사 측은 올 상반기 국내 품목허가와 세계보건기구(WHO) 긴급사용허가, 해외 국가별 긴급사용허가 획득을 계획하고 있다. 최근에는 신속 승인을 위한 순차심사(Rolling Review) 서류가 영국 의약품 규제 당국(MHRA)에 제출되기도 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자체 개발한 GBP510의 공급을 통해 대한민국에 새로운 코로나 백신 선택권을 제공하는 동시에 백신주권 확보로 글로벌 수급 변동성의 영향 없이 엔데믹 시대를 준비하는 국가 정책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또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내 안정적인 공급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해 국산 백신의 성공적인 세계화를 이끌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GBP510이 향후 2호, 3호 국산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한 주춧돌 역할도 맡게 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현재 후발주자로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인 국내 기업들은 임상 3상 진행을 위한 대조백신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 개발사들이 진행하는 비교임상 방식의 임상 3상은 기존 허가 백신을 대조백신으로 활용해 임상 데이터를 비교한 후 비열등성을 입증해야 하는데 해외에서 개발된 백신을 대조백신으로 활용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SK바이오사이언스는 보건당국과 협의 아래 개발이 완료된 GBP510을 대조백신으로 제공해 대한민국 백신 산업 발전과 글로벌 백신 허브로의 성장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GBP510의 추가 임상을 통한 접종 범위의 확대에도 나선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GBP510 임상 1/2상 참여자를 대상으로 6개월 후 GBP510을 추가 접종하는 자체 임상을 통해 부스터샷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국내에 기 허가된 다른 코로나19 백신으로 기본 접종을 완료한 성인을 대상으로 GBP510을 교차 투여하는 부스터샷 임상도 진행되고 있다. 고대구로병원 등 국내 9개 기관이 질병청 주도 연구자 임상 방식으로 진행하는 교차 부스터샷 임상은 지난해 12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임상시험계획(IND) 승인 후 현재 만 19세 이상 50세 미만 성인 550여명을 대상으로 투약이 진행 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상반기 중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임상 시험에도 착수할 계획이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는 "GBP510은 SK의 기술력과 바이오 강국으로 도약하려는 정부의 의지, 그리고 공공의 건강권을 위해 백신 개발을 지원하고 있는 글로벌 기구들의 협력이 만들어낸 결실"이라며 "GBP510을 시작으로 다양한 바이러스성 감염 질환에 대비하기 제품을 개발해 글로벌 백신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라고 말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