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로펌들, 러시아 경제제재발 '특수' 선점 경쟁 치열

글로벌 기업·영미계 로펌 줄줄이 ‘탈 러시아’
고민 깊은 국내기업들, 한국 로펌에 "SOS"
로펌들, 러시아 변호사·통상전문가들로 전담팀 구성
김앤장 전문가 40명 포진…율촌, 전방에 현지사무소
현지사무소 '지평'·러시아 로펌 제휴 '바른'도 주목

입력 : 2022-04-04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인한 서방의 ‘대 러시아 제재’가 강화되며 글로벌 기업들의 ‘탈 러시아’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아직 이 대열에 합류하지 않은 삼성, 현대차 등 국내 기업들도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그간 러시아와 수출입 거래를 해온 국내 기업의 피해가 커지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국내기업들의 법률자문 수요가 급증하면서 국내 로펌들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저마다 전담팀을 꾸리고 역량 강화에 나서며 ‘러-우크라이나발 특수’를 선점하기 위한 로펌들간 경쟁이 치열하다.  
 
이순열(왼쪽)미국 변호사·이형근 변호사
김앤장, ‘러시아제재대응팀’ 구성
 
최근 김앤장 법률사무소는 제재(Sanctions)팀, 수출통제팀, 파이낸스(Finance)팀, 해외분쟁팀 전문 변호사들로 구성된 대규모 ‘러시아제재대응팀’을 꾸렸다.
 
김앤장 대응팀은 40명 정도로, 국내 최대규모다. 과거 이란제재 등 각국 경제제재 관련 경험을 갖춘 이순열 미국변호사와 국내외 주요 로펌에서 다양한 경제제재 및 국제분쟁 사건을 수행한 이형근 변호사가 포함돼 있다. 국가안보와 기술유출 방지를 위한 수출통제 및 수출규제 관련 경험을 구축한 황민서 변호사, 경제제재·프로젝트/에너지 파이낸싱·해외 법무 등 다년간 여러 프로젝트를 성사시킨 신상명 변호사 등 국제제재에 정통한 전문가들도 포진해 있다. 이들은 러시아 제재 및 수출통제 이슈 자문, 계약 검토와 러시아 사업 관련 자문, 분쟁 대응 자문 등을 제공한다.
 
이화준(왼쪽)·조은진 러시아 변호사
율촌 ‘모스크바 사무소’에 자문 요청 몰려
 
7년 째 러시아 모스크바 사무소를 운영 중인 법무법인 율촌에선 러시아·중앙아시아팀이 러시아 경제제제 관련 기업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율촌 러시아·중앙아시아팀은 러시아에서 초중고를 졸업하고, 한·러상공회의소 회장, 러시아 연방 국제상사중재원 중재인을 맡고 있는 ‘러시아통’ 이화준 러시아 변호사 주축으로 조은진 러시아변호사, 정규진 미국변호사 등이 실무를 맡고 있다.
 
율촌 관계자는 “한국 기업에서 사내 미국변호사들을 통해 영미계 로펌 모스크바사무소에 의뢰하던 업무들이 모스크바사무소에 들어오고 있다”며 “제재 이슈를 비롯해 러시아 정부의 외환송금 및 이번 사태로 인한 외국기업 규제 관련 법률자문을 제공하고, 러시아와 한국 기업 정서에 대한 이해도를 바탕으로 한-러 관계 가교 역할, 거래 대상을 한국 고객에게 물색해 주는 일종의 딜 소싱(deal sourcing) 업무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동은 대표(왼쪽)·이경훈 변호사
광장, 러시아대응팀-국제통상연구원 ‘투트랙’
 
법무법인 광장도 별도 조직을 구성해 러시아 경제제재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국내 기업과 금융기관에 노출될 제재 위험을 분석하고 지원하기 위한 ‘대 러시아 경제제재 대응팀’을 운영 중이다.
 
광장 대응팀은 김동은 대표변호사를 비롯해 △이경훈 변호사 △권순엽 미국 변호사 △정기창 외국 변호사 △박정민 변호사 △드미트리 레투놉(Dmitry Letunov) 러시아 변호사가 업무를 수행 중이다. 전 러시아 대사를 역임한 우윤근 고문 등도 광장 대응팀 소속이다.
 
이들은 광장 ‘국제통상연구원’과 경제제재, 수출통제를 포함한 국제통상 및 무역 관련 전 세계 동향 및 변화를 실시간 모니터링하며 분석을 통한 ‘투 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또 워싱턴 소재 제재 전문 로펌과 공조하면서 미국, EU 제재 동향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대응팀 소속 러시아 변호사를 통해 현지 법·제도적 대응체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한위수(왼쪽)·주성준 변호사
태평양, 국내외 통상환경 변화 대응
 
법무법인 태평양에선 50여명 규모의 ‘관세·국제통상그룹’이 국내외 통상환경 변화와 관세당국 정책 및 시장의 흐름에 대응하고 있다.
 
관세 분야에선 관세청 고문변호사이자 조세·행정·헌법 소송 전문가 한위수 변호사를 필두로 관세법·FTA·외국환거래법 전문가로 알려진 주성준 변호사,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 통상자문관을 역임한 김지이나 변호사가 활동 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서 규제 샌드박스 규제수리 워킹그룹 위원 등을 역임한 권소담 변호사와 관세청 차장 출신 손병조 고문, 관세청과 세관 등에서 30여년간 경력을 쌓은 김규석·임대승 전문위원 등이 배치돼 있다.
 
무역규제 분야에선 김동현·유세열 회계사가 국내외 반덤핑, 보조금 상계관세 사건과 세계무역기구(WTO)분쟁을 담당하고 있다. 분쟁 관련 이슈는 국제중재 김준우 변호사, 김세진 외국변호사(미국 뉴욕주) 등이 투자자와 국가 간 분쟁 및 WTO 분쟁을 전담하며 관세통상 분야를 지원한다.
 
김두식 대표(왼쪽)·박효민 변호사
세종, 통상전문 김두식 대표가 직접 지휘
 
법무법인 세종은 국내 1호 통상변호사 김두식 대표변호사가 이끄는 ‘경제제재 특별전담팀’을 꾸렸다. 통상·경제 제재·수출 통제·외교 전문가 등 20명 규모다. 외교통상부, 산업통상부, 북방경제협력위원회 등 주요 정부부처에서 근무 경험 갖춘 통상 및 국제분쟁 전문가 박효민 변호사도 특별전담팀 소속이다. WTO분쟁 및 통상 분쟁 등을 수행한 김재희 변호사와 러시아 CIS팀의 러시아 및 유럽 전문가 조용준 변호사, 삼성전자 러시아 법인 법무팀 출신 백동화 선임외국변호사(러시아)도 활동 중이다. 전 주카자흐스탄 대사·주러시아 경제참사관을 지낸 백주현 고문과 김준동 전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실장·신각수전 외교부 차관도 고문으로 팀을 근접지원 하고 있다.
 
김한칠 러시아 변호사(왼쪽)·이성범 팀장
화우, 러시아팀-국제무역통상팀 ‘원팀’ 대응
 
법무법인 화우에선 타쉬켄트사무소를 운영하는 러시아팀과 국제무역통상팀이 ‘원팀’을 이뤄 국내 기업에 러시아 제재 관련 솔루션을 제공한다. 타쉬켄트사무소장 김한칠 러시아 변호사(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외교통상부 서기관 출신 이성범 국제무역통상팀장, 전 제네바 대사와 전 상하이 총영사를 지낸 박상기 고문 등 중심으로 20여명의 전문가들이 기업 자문 요구에 대응한다.
 
바른, 러시아 로펌들과 제휴… 지평, 현지사무소 운영
 
법무법인 바른은 러시아 로펌 2곳과 협력·제휴를 맺고, 경제제재로 인해 발생되는 다양한 법률적 쟁점을 분석하고 기업 자문을 제공한다.
 
법무법인 대륙아주에선 마케팅총괄본부가 총괄해 러시아 변호사 등 4명과 1명의 고문으로 구성된 국제사태대응팀을 꾸렸다.
 
법무법인 지평의 경우 본사 러시아·중앙아시아팀(류혜정 변호사, 이승민 러시아변호사 등 7명)이 러시아 모스크바 현지 사무소를 운영하며 이번 사태에 대한 기업의 자문 수요에 대응할 방침이다.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가 러시아 은행 7곳 등을 결제망에서 차단한다고 밝힌 지난달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전략물자관리원(KOSTI)에서 작업자들이 '수출통제 및 제재 대상 주요 국가' 지도를 새롭게 교체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효선 기자 twinseve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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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