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그래미 어워즈' 수상이 끝내 불발됐습니다.
4일(한국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그룹은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Best Pop Duo/Group Performance)'에 올랐으나, 수상에는 실패했습니다. 도자 캣과 시저(SZA)의 '키스 미 모어'에게 이 상이 돌아갔습니다.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Best Pop Duo/Group Performance)'는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앨범', '올해의 노래', 신인상인 '베스트 뉴 아티스트' 등 '제너럴 필즈'로 통하는 그래미 4대 본상에 속하지는 않지만 매번 쟁쟁한 아티스트들이 후보에 오르는 무게감 있는 상입니다.
지난해에도 방탄소년단은 이 부문 후보에 올랐습니다. 당시 히트곡 '다이너마이트(Dynamite)'로 한국 대중 음악 사상 최초의 후보로 기록됐습니다. 미국 팝스타 레이디 가가·아리아나 그란데가 '레인 온 미'로 해당 부문을 가져가면서 수상은 불발됐습니다.
실제로 BTS는 올해 세계 팝 시장에서 영향력을 공고히 해오면서 그래미 수상 가능성을 높여왔습니다. '버터'는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인 '핫 100'에서 통산 10주간 1위에 오르며 아델의 '이지 온 미'와 함께 가장 많이 1위를 한 곡으로 기록됐습니다. 빌보드 역사에서 10주 이상 1위를 차지한 곡은 '버터'를 비롯해 지금까지 총 41곡 뿐입니다.
지난해 '아메리칸뮤직어워즈(AMA)'에서는 아시아 대중음악 가수 최초로 대상을 수상하며 이번 그래미 수상에 한발 더 가까이 다가갔다는 분석들도 나왔습니다.
그러나 그래미 주관 단체 미국 레코드 예술과학아카데미(NARAS·레코딩 아카데미)의 벽을 뚫지는 못했습니다. 평단에서는 이번 수상 불발을 두고 팝 부문이 미국 주류 음악 장르라 경쟁이 치열했다는 분석과 그래미가 여전히 보수적이고 인종적 위계가 심하다는 의견이 맞부딪칩니다.
이날 시상식에서 방탄소년단은 3년 연속 무대를 꾸몄습니다. 2020년 릴 나스 엑스와 합동 무대에 이어 지난해 '다이너마이트' 단독 무대, 올해는 '버터' 단독 무대로 흐름을 이었습니다. 톰 크루즈가 적외선 레이저를 피하는 영화 '미션 임파서블'의 콘셉트를 접목시켰습니다.
수상 불발과 관계 없이 시상식은 BTS의 세계적인 영향력을 재확인한 자리였습니다. 관심도 초반부터 뜨거웠습니다. 사회자 트레버 노아는 BTS 무대 직전 '글로벌 수퍼 스타'라고 소개했습니다. 노아는 이날 BTS 멤버들과 영화 '오징어게임'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언급해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습니다.
방탄소년단은 8∼9일과 15∼16일 총 네 차례에 걸쳐 라스베이거스 얼리전트 스타디움에서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 라스베이거스' 콘서트를 이어갑니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