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전기차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테슬라를 잡기 위해 전 세계 기업들이 움직임이 분주하다. 전기차 브랜드를 따로 분리해 집중하거나 기업 간 협력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시도가 치열하게 이뤄지고 있다.
7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에서 전기동력차(순수전기차+플로그인하이브리드차+수소전기차)가 2020년보다 2배 이상 많이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총판매량은 666만2759대로 전년의 316만2840대보다 110.7% 늘었다.
지난해 테슬라의 판매량은 104만5072대로, 유일하게 100만대 이상을 팔아 2020년에 이어 1위를 유지했다. 2위 폭스바겐그룹은 70만9030대, 3위 중국의 BYD는 59만5089대, 4위 GM그룹은 51만5584대, 5위 현대자동차 그룹은 34만8783대를 각각 판매했다.
테슬라 모델 Y. (사진=테슬라)
최근 세계적으로 환경 규제에 대한 인식이 확대하면서 내연기관차는 퇴출 수순을 밟고 있지만, 매연을 방출하지 않는 전기차는 주목되고 있다. 이처럼 전기차 판매가 점점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완성차업계에서도 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수 싸움을 벌이고 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일본 혼다자동차는 전기차 분야에서 손을 잡았다. 이들 업체는 테슬라를 따라잡기 위해 공동 플랫폼을 구성하고, 저렴한 전기자동차를 같이 개발해 세계 시장에 출시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GM과 혼다는 오는 2027년 북미와 남미, 중국 시장에서 판매하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SUV) 등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이다.
메리 바라 GM CEO는 "GM과 혼다는 아주 중요한 목표를 갖고 있다"며 "2025년이면 우리는 미국 내에서 다른 어느 기업보다 많은 전기차를 판매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온 전기차 배터리 탑재된 미국 포드 F-150 (사진=SK온)
미국의 포드는 지난 100여년간 이어온 내연기관 중심의 자동차 개발·생산을 전기차 중심으로 돌리는 변화를 꾀하고 있다. 포드는 전기차 사업부를 분리해 내연기관 사업부와 별도로 운영하기로 했다.
짐 팔리 포드 CEO는 현재 '포드 플러스' 전략을 추진 중이다. 이 전략의 핵심은 전기차로, 팔리 CEO는 취임하자마자 3년 내 전기차 생산 능력을 연간 60만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 목표대로라면 2023년 테슬라에 이어 포드는 전 세계 2위 전기차 제조사가 된다. 포드의 전기차 사업부 분리도 이런 맥락과 비슷하다. 포드는 올해에 전기차 개발에 60억달러(약 6조원)를 투자하는 등 2026년까지 모두 500억달러(약 60조3000억원)를 투입할 계획이다.
국내 업체인 현대자동차그룹도 전기차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만을 위해 개발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을 적용한 아이오닉5와 EV6가 유럽 주요 시장의 자동차 시상식을 석권하고 있다.
다만 포드가 전용 사업부를 강화하기 위해 분사한 것처럼 사업부의 분리 또는 분사 계획은 없는 상태며, 전기차 전용 공장 설립을 검토하겠다고만 밝힌 상태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