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2분기 가계대출 문턱 낮춘다…신용위험은 증가 전망

가계대출 총량관리 폐지 움직임…대출 심사 완화
2분기 대출태도지수 6…전 분기 -9 대비 상승 반전
대출금리 상승에 신용위험지수는 전 분기보다 커져

입력 : 2022-04-11 오후 3:13:44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은행권이 올해 2분기 가계대출의 문턱을 낮출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정부가 가계대출 총량관리 폐지를 시사하면서 가계대출 심사가 크게 완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가계의 신용위험이 더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11일 한국은행이 금융기관 여신업무 담당자를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중 국내은행의 대출태도지수는 6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 분기(-9)보다 상승 반전한 것이다. 또 가계대출 총량제를 본격적으로 실시하기 이전인 작년 2분기(7) 수준을 회복했다.
 
지수는 100과 -100 사이에 분포하며 마이너스(-)일 경우 대출태도를 강화하겠다고 답한 금융기관이 많다는 뜻이다. 플러스(+)일 경우 그 반대다.
 
은행권은 작년 3분기 이후 가계에 대해 가계대출 관리 정책에 따라 대출 태도를 강화해 왔다. 하지만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 둔화와 함께 가계대출 규제 조정이 예상되면서 가계 대출태도는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올해 2분기 주택대출 대한 대출태도지수는 11로 전 분기 -14에서 상승 전환되며 대폭 완화됐다. 신용대출 등 가계일반 대출에 대한 대출태도지수도 3으로 전 분기(-17) 대비 크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가계대출 총량관리 폐지 움직임 등 여파로 시중은행들의 대출한도 상향이나 금리 인하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전년 동기 대비 은행 가계대출 증가율은 2020년 말 11.4%에서 작년 말 7.1%, 올해 1월 말 6.2%로 낮아지는 흐름을 보였다. 지난달 금융감독원도 가계대출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자율적인 가계대출 관리 체계 마련을 유도하겠다고 발표했다.
 
기업대출 역시 코로나19 이후 실시된 금융지원 조치를 추가 연장하기로 하면서 전 분기보다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2분기 대기업에 대한 대출태도는 6으로 전 분기(0) 대비 상승 전환됐다. 중소기업 대출태도지수도 전 분기 0에서 이번 분기 6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의 경우 지난달 말 종료 예정이었던 은행의 중소법인, 소상공인에 대한 금융 지원 조치 종료가 연장된 것이 컸다.
 
금융위원회는 3월 말 종료 예정이었던 중소법인·소상공인 대상 만기연장 등 대출지원 조치를 오는 9월 말로 연장했다.
 
비은행 금융기관의 대출태도는 상호저축은행(-15), 신용카드회사(-13), 상호금융조합(-37), 생명보험회사(-2) 등 모든 업권에서 강화 정도가 축소되겠지만, 강화 기조는 이어질 전망이다.
 
대내외 경제여건의 불확실성 지속, 차주의 채무상환능력 저하 우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강화 등이 비은행금융기관의 대출태도를 강화하는 요인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금융감독 당국은 지난 1월부터 비은행권 금융기관에 대한 차주 단위 DSR(60%→50%), 금융기관 평균 DSR(60~160%→50~110%) 규제 수준을 강화했다.
 
한편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대출금리 상승에 신용 위험 경계감은 다소 높아졌다. 국내은행의 신용위험지수는 13으로 전 분기(12) 대비 커졌다.
 
중소기업의 신용위험지수는 2분기 19로 전 분기(14)보다 커졌다. 대기업도 올해 1분기 6에서 이번 분기 8로 올랐다. 반면 가계는 신용위험이 17에서 14로 3포인트 낮아졌다.
 
한은 관계자는 "기업의 신용위험은 대내외 경제여건 불확실성 지속, 일부 취약업종 및 영세 자영업자의 채무 상환능력 저하 등으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확대될 전망"이라며 "가계의 신용위험도 대출금리 상승세 등 영향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은행의 잔액기준 가계대출 금리는 2020년 말 2.77%에서 지난해 말 3.01%, 올 2월 말 3.18%로 상승했다.
 
대출 한도 확대 등의 영향으로 대출 수요는 높아졌다. 2분기 은행의 대출수요지수는 3으로 전 분기(-16) 대비 상승 전환했다.
 
가계의 대출수요는 일반대출 수요가 -33에서 8로 커졌고, 주택대출 수요는 -28에서 보합으로 변화했다. 주택대출 규제 조정 기대, 은행의 신용대출 한도 확대 등의 영향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모두 전 분기와 같은 6으로 예상됐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 대출수요의 경우 주택자금 수요는 전 분기 감소에서 2분기에는 주택대출 규제 조정 기대 등 보합으로 예상된다"며 "신용대출 등 일반자금 수요는 은행의 신용대출 한도 확대 등의 영향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11일 한국은행이 금융기관 여신업무 담당자를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중 국내은행의 대출태도지수는 6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한 은행의 대출 상담 창구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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