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LCD 패널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034220)가 각기 다른 패를 꺼내들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연내 LCD 패널 사업을 철수하겠다고 선언한 상황에서 LG디스플레이의 LCD 사업 방향성에 관심이 쏠린다.
6일 시장조사업체 DSCC에 따르면 LCD 패널 평균 가격 지수는 지난 4월 41.5로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2014년 1월 가격을 기준(100)으로 잡고 산출되는 이 수치는 올해 9월 36.6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55인치 UHD TV용 LCD 패널의 평균판매가격은 4월 기준 104달러로 앞선 3월 대비 2.8% 떨어졌다. DSCC는 6월에는 해당 패널 평균 가격이 100달러 이하로 내려갈 것이란 분석이다. 65인치도 마찬가지다. 65인치 UHD TV용 LCD 패널 가격은 166달러로 전달 대비 5.1% 하락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같은 분위기를 감지하고 일찌감치 사업 전환에 나선 상태다. 2020년 중국 쑤저우 LCD 공장을 매각한 데 이어 국내 생산라인도 대규모 감산에 들어갔다. 현재 삼성전자 TV용 공급 물량 일부를 생산하고 있으며 이르면 상반기 LCD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할 방침이다.
LG디스플레이 파주클러스터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최권영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은 지난달 28일 열린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LCD는 예정대로 정리할 것"이라며 "LCD 사업에서 미흡했던 부분을 보강해 QD 디스플레이가 성공 사례로 남도록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1분기 1조9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이는 QD 디스플레이와 OLED 사업의 선전 덕분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1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돌파한 것은 2017년 이후 5년 만이다.
반면 전체 매출의 약 65%를 LCD에 의존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는 사업 철수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LG디스플레이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3% 감소한 383억원에 그쳤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TV 패널 사업은 단기적으로 조정해 나갈 계획"이라면서도 "노트북, 모니터, 태블릿 등에 쓰이는 LCD 패널은 TV와 달리 터치 등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고 있어 IT용 LCD 수요는 시장 상황에 맞춰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패널 제조업체들의 이른바 'LCD 엑시트'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TV, 모니터 등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재택 근무, 홈 엔터테인먼트 제품 수요가 크게 늘었던 지난해와 달리 공급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서다. 중국발 저가 패널 공세도 가격 급락을 부추기는 모습이다.
이미혜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지난 2년간 코로나19 특수로 인해 상승했던 LCD 패널 가격은 팬데믹 완화와 중국의 저가 물량공세 등과 맞물려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따라서 우리 기업들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디스플레이 신기술, OLED 등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오는 11월 열리는 카타르 월드컵 효과로 패널 가격이 일시적으로 반등할 것이란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그간의 가격 낙폭이 워낙 크기에 '반짝 상승'이 수익으로 이어지기엔 어렵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