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현대차(005380)와 테슬라가 인도네시아 전기차 시장을 두고 각축전을 벌일 전망이다. 인도네시아 시장은 주요 배터리 소재인 니켈 최대 생산국이고, 인구 6억 이상의 아세안 시장 공략을 위한 교두보이기 때문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일론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인도네시아 정부와 전기차 및 차량용 배터리 생산 공장 설립과 관련해 합의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의 인도네시아 현지 공장 설립은 전기차 모델에 쓰이는 '니켈' 등 확보가 주요 목적인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는 니켈 최대 생산국에 해당한다.
앞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인도네시아가 원자재 판매에 의존하는 1차 산업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니켈 수출을 금지했다. 아울러 인도네시아에 투자하는 해외 기업에 혜택을 부여하면서 산업 발전을 계획했다.
테슬라의 인도네시아 투자가 현실화될 경우 전기차 시장에서 생산력이 증대되면서 전기차 1위 브랜드의 입지를 다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7월 13일 머스크가 미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재판소를 나서는 모습. (사진=뉴시스)
현대차 역시 이러한 흐름에 맞춰 인도네시아에 생산 공장을 설립했다. 세계 4위 인구 대국인 인도네시아는 물론 인구 6억 이상의 아세안 시장 공략을 위한 교두보다.
인도네시아 공장은 77만7000㎡ 부지에 지어졌다. 연내 15만대, 앞으로 25만대 규모의 연간 생산 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총 투자비는 제품 개발 및 공장 운영비 포함 약 15억5000만 달러에 달한다.
이곳 공장은 엔진, 의장, 도장, 프레스, 차체 공장, 모빌리티 이노베이션 센터 등을 갖춘 현대차 최초의 아세안 완성차 공장이다. 이는 현대차가 인도네시아 내에서 아세안 시장을 위한 전략 차종의 육성부터 생산, 판매까지 가능하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공장 준공식 후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 양산을 시작했다. 아이오닉 5는 현대차그룹이 아세안에서 생산하는 최초의 전용 전기차 모델이다.
지난해 인도네시아에서 현대차는 아이오닉 일렉트릭과 코나 일렉트릭을 총 605대 판매해 인도네시아 전기차 시장에서 약 87%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했다. 그만큼 아이오닉5 판매를 통해 인도네시아 전기차 시장에서 선도적 지위를 굳건히 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인도네시아 공장 준공식에서 아이오닉5에 사인하는 정의선 현대차 회장 (사진=현대차)
전문가들은 인도네시아 정부가 전기차 산업 발전을 위해 전기차 확대 정책을 펼치고 있는 점이 현대차와 테슬라가 인도네시아 시장을 공략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인도네시아 같은 동남아시아의 전기차 보조금이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아직은 시기상조지만 이제는 시작이다. 좀 더 시장에 가능성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대통령령을 통해 인도네시아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는 회사가 현지 부품과 인력 등을 활용해 현지화율 조건을 만족할 경우 다양한 혜택을 주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주는 혜택으로는 부품 수입 관세 및 사치세 면제 등이 있으며 정부에서 사용하는 차량도 2021~2030년까지 매년 1만대 이상, 총 13만여대를 전기차로 전환할 계획을 세웠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