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올해 4월 시중에 풀린 돈이 한 달 만에 다시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된 가운데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요구불예금 등으로 자금이 이동한 결과다.
한은이 15일 발표한 '2022년 4월 통화 및 유동성'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월 시중 통화량(계절조정·평잔)은 광의통화(M2) 기준 3667조1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8조5000억원(0.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1년 전 대비로는 9.4% 늘었다.
M2는 현금,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등 협의통화(M1)에 머니마켓펀드(MMF),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수익증권, 시장형상품 등 금융상품이 포함된 통화 지표를 뜻한다. 통상적으로 한은은 시중 통화량을 가늠할 때 M1보다 M2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
시중 통화량은 지난해 4월 처음으로 3000조원을 돌파한 이후 가파른 증가세가 이어지며 올해 2월까지 매월 사상 최대치를 경신해왔다가 3월 감소세로 돌아선 바 있다.
정진우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 차장은 "시장금리 상승으로 MMF, 금전신탁의 수익률이 크게 감소했다"며 "여기서 자금이 빠져 만기가 짧은 예적금이나 요구불예금 등으로 일시 이동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상품별로 보면 시장금리 상승에 금전신탁(-4조4000억원), MMF(-2조7000억원) 등이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요구불예금은 7조6000억원 증가하고, 2년 미만 정기예적금도 4조2000억 늘었다. 요구불예금이 늘어난 것은 개인들이 기업들로부터 지급받은 배당금을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일시적으로 넣어뒀기 때문이다.
경제주체별로 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 통화량은 전월 대비 16조2000억원 증가한 1796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기업 부문의 통화량은 1079조6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7조7000억원 감소했다. 기타 금융기관의 통화량은 12조2000억원 감소한 598조5000억원으로 나타났다.
단기자금 지표인 M1은 1367조2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6000억원(0.6%) 늘어 4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또 전년 동월 대비로는 9.5% 상승하며 지난해 2월(26%) 이후 14개월 연속 증가폭이 축소됐다. M1은 언제든 현금화가 가능해 높은 수익률을 따라 움직이기 쉬운 자금이다.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2022년 4월 통화 및 유동성'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월 시중 통화량(계절조정·평잔)은 광의통화(M2) 기준 3667조1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8조5000억원(0.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한 은행 관계자가 원화를 들어 보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