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두산 해상풍력, 신성장 불확실성 줄이기 안간힘

두산 해상풍력, 신성장 불확실성 줄이기 안간힘
세계 1위 지멘스가메사와 국내 시장 협력 MOU
해상풍력 성장세지만 원전에 비해 실적 불확실
에너지 5조원 투자, 국내 환경 맞춘 풍력터빈 개발

입력 : 2022-06-27 오후 4:19:44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두산에너빌리티(034020)가 신성장 산업인 해상풍력의 불확실성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기존 원자력발전 같은 실적 기여는 안개 속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업계를 주도하는 해외 업체와 손 잡고 투자도 늘리며 가시거리를 늘리려 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최근 지멘스가메사(SGRE)와 국내 해상풍력 시장에서의 전략적 협력을 위한 MOU를 맺었다. 독일 지멘스에너지 자회사 SGRE는 세계 해상풍력 시장에서 19.4 기가와트(GW) 공급실적으로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양사는 이번 MOU로 초대형 해상풍력 시스템과 부품, 생산, 설치와 유지·보수(O&M)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 협력을 진행한다. 국내 해상풍력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국내 생산·부품업체 발굴·육성도 추진한다.
 
두산중공업이 기자재 공급한 서남권 해상풍력 실증단지. (사진=두산에너빌리티)
 
두산에너빌리티는 세계 탈탄소 흐름에 따른 신성장 동력 중 하나로 해상풍력을 키우고 있다. 육상보다 부지 잠재량이 높고 대규모 단지 개발 가능성과 높은 설비 이용률 등으로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본다.
 
해상풍력 시장은 성장세다. 세계풍력에너지협의회(GWEC)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세계 해상풍력발전 누적 용량은 57 기가와트(GW)를 넘어섰다. 전체 풍력발전 누적 발전용량(837GW)의 약 6.8%를 차지하는 규모다. 해상풍력 신규설치용량은 2026년 31.5GW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지난 2012년 400억원 규모 영흥풍력 2단지, 2014년 상명육상풍력 프로젝트(300억원), 전남육상풍력 프로젝트(500억원), 2015년 서남해해상풍력 프로젝트(1200억원), 2018년 서남해해상풍력 발전단지 유지보수 프로젝트(1100억원) 계약을 체결했다. 2017년 국내 최초 상업용 해상풍력단지인 ‘탐라 해상풍력 발전단지’도 두산에너빌리티가 준공해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대규모 상업용 해상풍력 발전단지 사업실적을 갖고 있다.
 
2021년 9월에는 국내 최초로 해상풍력 발전기 설치 선박에 사용되는 기자재인 랙앤코드(Rack & Chord)를 수주했다. 이를 기반으로 해양용 특수 소재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에서 신재생 에너지의 입지는 아직 좁다. 2007년~2021년 수주 사업 가운데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1~4호기와 신고리 5·6호기 원자로의 핵증기공급계통(NSSS) 관련 수주 규모는 각 1조원~2조원대에 달한다.
 
반면 지난해 제주한림해상풍력단지(100MW) 기자재 공급은 1900억원 규모이고 올해 맺은 장기 유지보수 계약금은 1800억원 수준이다.
 
원자력과 화력 비중이 높다 보니 신용평가 기준도 원자력 경쟁력에 초점이 맞춰졌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3월 두산에너빌리티 신용등급을 ‘BBB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높였는데 재무안정 개선과 원전사업 재개 가능성 등이 근거였다. 한국기업평가는 이달 16일 기업어음 A3등급을 매겼는데, 글로벌 경쟁자의 국내 시장 진입 가능성, 한림해상풍력 같은 소규모 프로젝트 이상의 발주 미진 등을 이유로 들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SGRE와의 MOU로 해상 풍력 시장 장악력을 키우려 한다. 우선 국내 풍황에 최적화된 8MW급 해상풍력터빈을 개발해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이 모델 양산을 위한 신규 공장 구축도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차세대 초대형 모델 개발도 계획하고 있다. 올해 신재생 수주 목표는 풍력을 포함해 8000억원이다.
 
박홍욱 두산에너빌리티 파워서비스 BG장은 이번 협력에 대해 “그동안 축적한 자체 기술력에 SGRE의 글로벌 사업 노하우를 결합해 해상풍력 사업 경쟁력을 더욱 빠르게 고도화할 수 있게 됐다”며 “양사가 협력해 국내 해상풍력 시장을 확대하고 이를 통해 국내 해상풍력 생태계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해상풍력을 포함한 신재생에너지 투자 규모를 키우고 있다. 올해 2월 1조1477억원 유상증자로 5000억원은 채무상환에 쓰고 8061억원을 2026년까지 투자하기로 했다. 풍력 차세대 모델 개발에 1980억원을 투자하는데 대형 가스터빈과 수소터빈(3209억원) 개발 다음으로 많은 액수다. 소형모듈원전(SMR) 제작 기술 개발과 설비투자(1449억원)보다 많다. 최근 두산그룹이 5년간 에너지 분야에 5조원을 투자하기로 하면서 투자 규모 확대도 예상된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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