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일기 삭제하라"…서경덕 교수, 마룬5에 항의 메일

입력 : 2022-07-05 오후 3:38:38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미국 출신 세계적인 팝 밴드 마룬파이브(Maroon 5)가 최근 욱일기 모양의 월드투어 포스터를 공개한 가운데,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항의 메일을 보냈다.
 
서 교수는 5일 본보를 통해 "마룬파이브 공식 홈페이지에 등장한 욱일기 문양을 삭제하라는 내용을 메일로 보냈다"고 전했다. 
 
서 교수는 항의 메일에서 "일본의 '욱일기'는 독일의 하켄크로이츠와 같은 의미인 '전범기'라는 점을 강조한 후, 욱일기 관련 영어영상을 함께 첨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욱일기가 나오는 장면을 하루 빨리 삭제, 혹은 교체를 하여 아시아 팬들에게 또 한번의 상처를 주지 않길 바란다는 요청을 강력히 했다"고 덧붙였다.
 
마룬파이브의 욱일기 사태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2년 발표한 '원 모어 나잇' 뮤직비디오에서 욱일기가 걸린 장면을 노출시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욱일기는 일장기의 붉은 태양 문양 주위로 붉은 햇살이 퍼져나가는 모양의 깃발을 가리킨다. 일본 제국주의, 군국주의 상징으로 인식되며 전범기로  통한다. 일제 감정기를 미화하려는 역사 왜곡 용도로 쓰여 비판받는다.
 
해외에서는 욱일 문양에 비판 인식이 국내보다 상대적으로 덜하다. 미국 헤비메탈 밴드 메탈리카, 미국 펑크 록 밴드 그린데이 등도 굿즈와 콘서트 영상에 욱일 문양을 연상케 하는 디자인으로 국내에서 구설에 오른 바 있다.
 
한국보다 음악 시장이 크고 일본에 호의적인 해외 팝스타들이 차용하면서 제대로 된 역사 인식이 바로 서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글로벌 OTT 서비스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의 '엄브렐러 아카데미' 시즌3에는 욱일기 문양이 수차례 등장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서 교수는 '전 세계 욱일기 퇴치 캠페인'을 펼쳐 오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욱일기 비판 광고를 게재하고, FIFA 등 다양한 국제기구 및 글로벌 기업 등에서 사용됐던 욱일기 문양을 꾸준히 수정해 왔다.
 
서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많은 팬을 보유한 마룬파이브이기에, 홈페이지를 통해 욱일기의 역사적 의미가 잘못 전달될 수도 있어 꼭 바로 잡고 싶었다"며 "우리가 분노만 할 것이 아니라 꾸준한 항의로 욱일기 퇴출에 힘을 모아야만 할 때"라고 강조했다.
 
마룬파이브 욱일기 문양 월드투어 포스터. 사진=마룬5 공식 홈페이지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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