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얘야, 여름이 왔구나.” 반가운 할머니의 음성으로 여름이 시작되고, 두더지네 숲에도 휴가철 부푼 기대감으로 넘실거린다. ‘땅파기’라는 따분한 일에만 매몰돼 있던 두더지 역시 일단 떠나본다. 우연히 만나게 된 친구 거북이와 바다로 가면서 겪는 좌충우돌. 쳇바퀴를 벗어나 여행을 갈망하는 과정에서 피어오른 소나기 같은 인연들. 깨알 같은 캐릭터들이 경쾌하게 움직이며 여름 여행의 싱그러움, 생기를 그려낸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술술 볼 수 있는 휴가철 그림책이다.
두더지의 여름
김상근 글그림|사계절 펴냄
우주 규모에서 지구와 가장 가까이 있으면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물체. 화학자, 교수이자 SF작가인 저자가 ‘달’을 살펴준다. 달은 역사적으로, 또 문화적으로 사람들의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였고, 인류의 삶 곳곳에 발자취를 남겼다. 사람이 발에 발자국을 남긴 것은 고작 50년이 조금 넘은 일이지만, 달이 지구에 발자국을 남긴 역사는 유구하다. 2022년 8월, 한국 최초 달 탐사선 다누리가 달로 향한 시점에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그래서 우리는 달에 간다
곽재식 지음|동아시아 펴냄
미술 에세이스트 이소영이 ‘아웃사이더 아트’를 찾아다닌 여정을 기록한 책이다. 아웃사이더 아트는 정규교육을 받지 않은 화가의 작품을 지칭하는 용어로, 이미 미술계에서는 근래 가장 주목받는 영역에 속한다. 백인, 남성, 강대국 중심의 미술사에서 사라질 수밖에 없던 화가들의 이야기를 자기의 내밀한 고백들과 함께 먼지 쌓인 서랍에서 꺼내놓는다. 최근 아웃사이더 아트는 퐁피두센터, 모마, 테이트 같은 세계 유수의 미술관에서 주목하는 미술로 각광받고 있다.
서랍에서 꺼낸 미술관
이소영 지음|창비 펴냄
작품은 소설가 김훈이 작가로 활동하는 내내 생의 과업으로 삼아왔던 작품이다. 안중근의 청년 시절부터 짧고 강렬했던 생애를 소설로 쓰려는 구상을 품고 있었고, 안중근의 역동성을 글로 캐치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순신의 요동하는 내면을 묘사한 그의 대표작 ‘칼의 노래’를 떠올릴 지점들도 많다. 제국주의 물결과 부딪히는 청년기의 순수 열정을, 살인이라는 중죄에 임하는 한 인간의 대의와 맞부딪치는 윤리에 대한 갈등 사이로 ‘인간 안중근’이 드러난다.
하얼빈
김훈 지음|문학동네 펴냄
대한항공 수석 기장인 저자가 28년의 현장 경험을 토대로 비행과 인문학을 연결한다. 식민지 개척과 노예제를 위한 인류 탐욕의 항해가 비행으로 연결된 이유, 피의 역사 속에서 왜 비행이 지금의 위치까지 이어지게 됐는지 장대한 역사를 한 권에 압축해냈다. 인류 최초의 비행선이었던 제플린부터 항공우편 항로를 개척한 라테코에르, 비행을 좋아한 생텍쥐페리 등 33명의 비행인들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까지 살펴볼 수 있다. “기술 발전, 비행엔 누군가의 희생이 숨겨져 있다.”
세계사를 뒤흔든 19가지 비행 이야기
김동현 지음|이든하우스 펴냄
1998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에 이어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이후 인플레이션 후폭풍에 휩싸이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러시아 대 서방의 신냉전 구도까지 더해져 경제 전망과 예측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책은 전문가 8명에게 우리가 가야 할 길을 묻고 방향을 모색하는 책이다. 심각한 인플레이션 사건들과 브라질 헤알, 달러 환율로 가늠해보는 세계 경기 내용은 2022~2023년 우리가 맞닥뜨릴 위기들에 대한 힌트가 될 것이라 저자들은 말한다.
세 번째 위기, 세 번째 기회
박병창 외 5인 지음|베가북스 펴냄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