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지난달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2000억원가량을 사들이면서 6개월 만에 순매수 전환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속도 조절 기대, 미국 주요 기업 실적의 예상치 상회 등으로 투자심리가 개선된데 따른 결과다.
1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7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자금은 1억6000만 달러 순유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6개월 만에 순유입 전환된 것이다. 지난달 말 원·달러 환율(1299.1원)로 환산 시 규모가 약 2070억원에 달한다.
한은 관계자는 "주식자금은 미 연준의 긴축 속도 조절 기대, 미국 주요 기업 실적의 예상치 상회 등으로 투자심리가 개선되면서 순유입 전환됐다"며 "채권자금은 공공자금의 유입 전환으로 순유입 규모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주식 투자자금은 작년 11월부터 3개월 연속 순유입세를 기록한 바 있다. 이후 올해 2월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투자 심리 위축 등 여파로 순유출 전환된 후 5개월 연속 같은 흐름을 보였다가 지난달 순유입세로 돌아섰다.
외국인 채권자금은 공공자금 유입 전환으로 35억4000만 달러가 순유입 되는 등 전달(22억3000만 달러) 대비 순유입 규모가 크게 확대됐다. 19개월 연속 순유입세다.
이로 인해 지난달 주식과 채권을 합한 전체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은 37억 달러 순유입으로 전환됐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9일 종가 기준 1304.6원으로 지난 6월 말(1298.4원) 대비 0.5%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단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 스텝'에도 불구하고 유로지역 경기 둔화 등으로 미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다. 이후 덜 매파적으로 인식된 미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등으로 상승폭이 축소됐다. 지난 15일에는 1326.2원까지 올라가며 2009년 4월 29일(1340.7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7월 국내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변동폭은 0.4%로 전월(0.53%) 대비 하락했다. 7월 중 원·달러 환율의 전일 대비 변동폭은 5.2원으로 한 달 전(6.8원)보다 높아졌다.
원·달러 외환스왑레이트(3개월)는 지난 9일 기준 -0.65%로 한 달 전(-0.95%)보다 올랐다. 내외금리차 역전폭 확대 등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의 금리 차익 거래 및 기업의 환헤지 목적 외화 자금 공급 등 영향으로 올랐다.
7월 중 국내 은행 간 시장의 일평균 외환거래 규모는 309억4000만 달러로 전월 대비 19억1000만 달러 감소했다.
지난달 국가 신용 위험도를 보여주는 외평채 5년물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50bp(1bp=0.01%포인트)로 전월(48bp)보다 소폭 올랐다. CDS 프리미엄이 높을수록 부도 위험이 크다는 의미다.
한편 국내 통화량의 경우 금리 상승기로 인해 자금이 예·적금으로 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이 발표한 '2022년 6월 통화 및 유동성'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월 시중 통화량(계절조정·평잔)은 광의통화(M2) 기준 3709조3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12조원(0.3%) 증가했다. 1년 전 대비로는 8.8% 늘었다.
M2는 현금,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등 협의통화(M1)에 머니마켓펀드(MMF),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수익증권, 시장형상품 등 금융상품이 포함된 통화 지표를 뜻한다. 통상적으로 한은은 시중 통화량을 가늠할 때 M1보다 M2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
1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7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자금은 1억6000만 달러 순유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한 은행 관계자가 달러화를 들어 보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