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에 잠긴 중고차 1만대…중고차주, 투심 위축 우려

중고차 기피 우려에 투자심리도 '불안'…당국 "불법 막는다"
전문가들 "침수 피해자, 렌탈·중고차 시장 유입에 수혜 가능성도"

입력 : 2022-08-26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기록적인 폭우로 차량 1만대가 침수된 이후 중고차 관련 기업들의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침수차량을 구매할지도 모른다는 우려에 자칫 중고차 기피 현상이 커질 수 있어서다. 이미 금리인상으로 중고차 거래 위축이 심화된 데다 침수차량 문제까지 겹치면서 당분간 관련 기업의 주가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인증 중고차 전문기업 케이카(381970)의 주가는 2만1300원으로 전날 거래를 마쳤다. 폭우가 쏟아졌던 지난 9일(2만2650원, 종가기준)과 비교하면 6% 가량 낮아졌다. 중고차 대장주 기업인 롯데렌탈(089860)도 같은 기간 5% 하락했다. 이 외에도 SK렌터카(068400)(-5%), 오토앤(353590)(-7%) 등도 역대급 폭우를 기록한 날 이후로 약세다.
 
중고차 기업에 대한 투자심리 위축이 우려된다. 사진은 침수차량 견인 모습. (사진=뉴시스)
한동안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중고차 시장에 수요가 대거 몰리는 등 기대를 모았지만 오히려 폭우 이후에는 주가가 힘을 싣지 못하는 모양새다. 특히 침수차량이 멀쩡한 중고차로 둔갑, 소비자들이 피해를 우려해 중고차를 멀리하는 분위기까지 우려되고 있다.
 
차량 구매 예정인 소비자는 “신차를 받기 위해서는 대기 시간이 길어 중고차 구매를 고려했지만, 최근 침수차량이 쏟아지면서 일부가 중고차 시장으로 유통되지 않을까 망설여진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3일까지 손해보험사에 접수된 침수차량은 1만1988대, 추정 손해액은 1549억원이다. 이 가운데 폐차 처리 대상인 전손 차량은 7026대로 전체의 58.6%에 달했다.
 
우선 정부는 이번 집중호우로 인해 폐차 처리한 차량에 대해 보험사가 폐차증명서 확인 후 보험금을 신속히 지급하고, 폐차 여부를 재점검해 당국에 보고하도록 했다. 현재도 손보사가 폐차 처리 확인 후 보험금을 지급하지만 사후 확인을 한 번 더 해 불법유통을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중고차 업체들도 소비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전액 환불은 물론 추가 보상금을 내거는 등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케이카는 오는 9월 말까지 구매한 중고차가 침수 이력이 있는 차로 판명되면 차량 가격과 이전 비용 등을 전액 환불해주기로 했다.
 
침수차량을 꼼꼼하게 관리하겠다는 정부와 업계의 한목소리에도 중고차주의 투자심리를 완전히 회복하기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익명의 증권사 연구원은 “사실상 대기업급의 중고차 기업을 통한 매매거래에서 침수차량이 유통된다고 보긴 어렵다”면서도 “침수차에 대한 인식으로 인한 투자심리 영향에는 다소 마이너스”라고 언급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침수차량 급증에 따라 오히려 중고차 업계의 매수심리가 살아날 가능성도 높게 점치고 있다.
 
장문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이번 침수피해로 인해 당장 차량 구매가 급한 소비자는 중고차나 렌탈시장으로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며 “케이카와 같이 인증 서비스를 제대로 갖춘 기업의 경우 오히려 긍정적 수혜를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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