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공식으로 여겨지던 국내 승용차 판매 순위가 뒤바뀔 조짐이 보이고 있다. 최근 주요 소비층인 30·40대들을 중심으로 기아와 BMW가 인기를 끌며 순위가 요동치고 있다.
6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기아(000270)가 지난달 처음으로 제네시스를 포함한
현대차(005380)의 등록 대수를 넘어섰다. 기아는 지난달 총 3만7371대의 승용차 등록 대수를 기록하며 국산 브랜드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의 승용차 등록 대수는 2만6613대로 집계됐다.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등록대수 9380대를 포함해도 3만5993대로 기아가 더 많다.
기아 쏘렌토 4세대. (사진=기아)
기아가 제네시스를 포함한 현대차의 승용차 등록대수를 앞선 것은 지난달이 처음이다. 올 1~8월까지 누적 등록대수는 기아(31만5237대)가 현대차(제네시스 포함 34만8080대)에 뒤지고 있지만 기아의 선전은 눈여겨볼만 하다.
수입차 시장에서는 최다 판매 브랜드 '왕좌' 자리를 두고 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고 있다.
BMW는 지난달 7305대를 신규 등록시키며 5943대에 그친 벤츠를 크게 앞서며 1위를 차지했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누적 등록대수는 벤츠가 5만627대, BMW가 5만349대로 차이가 얼마나지 않는다. BMW의 최근 기세가 좋아 올해 BMW가 벤츠를 제치고 2015년 이후 7년만에 수입차 1위에 오를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기아와 BMW의 상승세는 30·40대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 중에서도 베스트 셀링카는 기아 쏘렌토와 BMW 5시리즈다.
실제 쏘렌토는 지난해 8월보다 판매량이 45% 증가해 현대차의 그랜저를 제치고 전체 승용차 판매 1위를 차지했고, BMW 5시리즈(5268대)는 올 상반기 수입차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 두 차종의 가격은 각각 3000만원, 6000만원이 넘는 고급차임에도 불구하고 30·40대의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 학과 교수는 "최근 젊은층들은 주택 구매에 대해 너무 오랜 기간이 걸리고, 가격 상승을 따라갈 수 없기 때문에 자동차 구매를 1순위로 생각하고 있다"며 "특히 30·40대는 본인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고급차량에 많은 비용을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