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주 기자] 우리 정부가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의 창립국으로서 무역·공급망·청정경제·공정경제 등 4대 분야 협상에 모두 참여하기로 했다. 정부는 IPEF를 통해 기존 자유무역협정(FTA)에서 다루기 어려웠던 신통상 분야에서 규범과 협력체계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3일 'IPEF 회의결과 브리핑'에서 "IPEF는 FTA와 같은 무역협정과는 전혀 다른 성격의 새로운 경제통상협력체"라며 "금번 장관회의를 통해 디지털, 공급망, 기후변화 등 신통상 의제를 본격적으로 다루는 새로운 경제협력체제의 밑그림이 그려졌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8~9일(현지시간) 미국 LA에서 열린 IPEF 14개국 장관회의에서 참여국 통상경제장관은 4개 협상 분야에 대한 각료선언문 채택에 합의하고 IPEF 공식 협상 개시를 선언했다.
IPEF는 미국이 주도하는 경제 통상 플랫폼으로 참여국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41%, 인구의 32%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세계 최대 규모다.
각 나라는 무역·공급망·청정경제·공정경제 등 4개 분야 중 참여를 원하는 분야를 선택할 수 있다. 14개 국가 중 인도를 제외한 13개국이 4개 분야 모두에 참여한다. 인도는 무역 분야에서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안덕근 본부장은 "인도가 완전히 빠진 게 아니라 옵서버(참관국)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내용이 조금 더 구체화되면 상황을 봐서 참여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 정부는 무역 분야에서 디지털, 노동, 환경 등 규범 수립에 선제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우리 기업에 우호적인 역내 통상질서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급망과 관련해서는 정보교환 등 협력을 통해 공급망 안정화를 꾀하고 공급망 인프라 구축과 역내 산업에 대한 투자·기술 협력으로 공급망 다변화를 촉진한다.
청정경제 분야에서는 수소 등 청정에너지와 탈탄소화 분야에서 혁신 기술에 관한 국가간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청정에너지 공급망과 친환경상품 조달시장 등의 활성화도 기대하고 있다.
공정경제 분야에서는 반부패·뇌물방지 국제기준의 이행을 강화하는 등 IPEF 참여국들 사이 투명성을 높인다. 우리 기업의 해외 투자와 진출 여건을 개선하고 조달 시장 참여 기회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주도의 IPEF에 참여하는 데에 중국이 강력히 반발하는 것과 관련해서 안 본부장은 "우리나라로서는 지금 IPEF를 통해서 공급망을 좀 더 다변화하고 안정시킬 필요가 있다. 따라서 IPEF에 참여함으로써 참여국가들과의 신뢰를 구축해서 이번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서 발생한 것 같은 그런 문제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민관전략회의와 분야별 워킹그룹을 통해 업계와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하고 '원팀'을 구성해 IPEF 협상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3일 'IPEF 회의결과 브리핑'에서 "금번 장관회의를 통해 디지털, 공급망, 기후변화 등 신통상 의제를 본격적으로 다루는 새로운 경제협력체제의 밑그림이 그려졌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안덕근 본부장이 IPEF 장관회의에 참석한 모습.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세종=김현주 기자 kkhj@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