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완성차 업계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피해 멕시코를 공략하고 있다. IRA 원산지 규정에 따라 멕시코에서 생산되는 전기차도 미국에서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제너럴 모터스(GM)는 지난 9일 북미 시장에 새로운 주력 전기차 '이쿼녹스 EV'를 멕시코 라모스 아리즈페 공장에서 생산하겠다고 발표했다.
IRA은 앞서 '더 나은 재건법(BBB)'이었다. 이는 지난해 미 하원을 통과할 당시만 해도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원산지는 미국에 한정됐다. 하지만 IRA 논의 과정에서 원산지의 범위가 멕시코와 캐나다를 포함하는 북미로 넓어졌다. 이미 멕시코에서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이던 미 완성차 업계의 로비와 캐나다 등 인접국의 요청이 받아들여진 결과다. 때문에 현재 미 완성차 업계는 멕시코에서 전기차를 생산하기 위한 작업을 서두르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기아차 멕시코 공장(사진=기아)
포드의 경우, 4억2000만 달러를 투자해 멕시코 내 최초로 전기차 공장을 설립한 바 있다. 현재 멕시코 공장에서 머스탱을 생산하고 있다.
폭스바겐의 경우 생산 플랫폼 MEB를 기반으로 신규 전기차 모델을 추가할 예정으로 관련 내용을 협의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폭스바겐은 2025년까지 전기차를 150만 대 판매하겠다는 공약을 발표 한 바 있다.
국내 완성차 업계 중에서는
기아(000270)가 멕시코에 완성차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멕시코 공장 일부 라인을 전기차 생산에 적합하게 개조하는 방식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기아는 멕시코 시장에 이미 6806억원 중 950억원을 인프라 개선을 위해 사용됐고 계획된 투자를 통해 800개의 신규일자리 창출과 5개의 신규건물을 건설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기아를 포함한 현대차그룹이 IRA에 대응하는 카드로 기아 멕시코 공장을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내놓는다.
코트라에 따르면 멕시코 전기차 시장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매해 34%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2020년 기준 2016년에 비해 시장 규모가 195%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팬데믹으로 인한 타격으로 2020년에는 2만4400대를 판매하며 4.7% 감소를 보였다.
멕시코 전기차 판매량 그래픽(출처=코트라)
멕시코 시장은 전기차 생산과 관련해 미국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 정책에 힙입어 멕시코로부터 대미국 수출량 증가를 전망하고 있다.
멕시코 전기차 시장의 성장은 소비자의 환경의식 제고와 전기차 구매와 관련된 연방 및 주정부 혜택, 유류대 절감 등을 동력으로 꼽힌다.
코트라는 "전기차 차량의 성능 제고, 전기차 충전소 등 인프라 확대, 배터리 성능 개선 등 전기차와 관련된 내외부적 환경의 점진적인 성장에 기인한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