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김치프리미엄' 외환사범 9명 기소

중국에 4400억·일본에 5000억 규모 송금
범죄수익금으로 외제차·콘도 분양권·부동산 등 매수
대구지검, 중국·일본 내 공범들 수사 확대

입력 : 2022-10-06 오후 12:00:43
[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검찰이 우리은행(316140)을 통해 9000억원 규모 외화를 중국·홍콩·일본 등 해외로 빼돌린 외환사범들을 기소하고, 중국·일본 내 공범들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대구지검 반부패수사부(부장 이일규)는 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위반,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중국계 한국인 A씨와 우리은행 전 지점장 B씨 등 8명을 구속 기소하고, 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6일 밝혔다.

일본에 있는 한국인 3명과 중국으로 도주한 중국인 5명 등 8명의 공범에 대해서는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해외 공조수사를 벌이고 있다.
 
범행 구조. (제공=대구지검)
 
검찰에 따르면 A씨 등 4명은 중국 내 공범들이 보내온 가상자산을 국내 거래소에서 매각하고 그에 따른 대금 총 4391억원을 중국, 홍콩 등의 해외 계좌로 불법 송금했다. 또 다른 한국인 4명은 일본 내 공범들이 보내온 가상자산을 국내 거래소에서 매각하고, 대금 총 4957억원을 일본에 불법 송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중국이나 일본에 전자부품, 금, 반도체 칩 등을 수입한 사실이 없음에도 자신들이 설립한 유령법인들이 수입한 것처럼 허위 인보이스 등 증빙자료를 제출해 가상자산 매매대금을 정상적인 수입대금인 것처럼 은행 직원들을 기망해 외화를 송금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이들과 공모해 불법으로 외화를 송금하고 검찰의 계좌추적 영장이 접수되자 그 사실을 공범에게 알려 범행 대가로 2500만원 상당의 현금과 상품권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한국은행이 관리하는 외환전산망에 수입대금을 지급하는 것이 아님에도 수입대금을 지급하는 것처럼 허위 내용을 입력해 한국은행의 외화자금 유출입 동향 모니터링 및 보고업무를 방해한 혐의(위계공무집행방해 등)도 있다.
 
이들은 범죄수익금으로 외제차, 고가 콘도 분양권, 전세보증금 반환채권 등 12억원 상당의 부동산 등을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이 같은 부동산 등을 추징보전하고, 나머지 범죄수익도 추적 중이다.
 
최근 발생한 ‘김치 프리미엄’ 현상. (출처=cryprice)

검찰은 “‘김치프리미엄’을 노린 일본·중국의 세력과 연계된 피고인들이 조직적으로 우리나라 거래소에 대량의 가상자산을 투매하고 그 이익금을 불법적인 방법으로 해외로 빼돌리는 범행 구조를 최초 적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치 프리미엄’이란 국내 거래소의 가상자산 가격이 해외 거래소에 비해 높은 현상을 말한다.
 
기소된 외환사범 일당은 이 같은 ‘김치 프리미엄’ 현상을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와 해외 가상자산 가격차를 상시 모니터링하며 수익이 큰 시기에는 집중적으로 대규모 투매하고 수익금을 빼내는 행위를 반복하는 식이다. 이로 인해 국내 가상자산 시장이 왜곡되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일반 투자자들에게 돌아간다.
 
검찰은 “피고인들의 여죄 및 공범, 시중은행의 위법행위 방지를 위한 적절한 감독 여부, 불법이득액에 대해 계속 수사하는 한편, 외국 법집행기관과 공조해 해외에서 이전된 가상자산의 자금원 확인과 불법성 여부 조사, 해외 거주 피의자들의 송환, 해외로 송금된 범죄수익 환수에도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대구지검 청사. (사진=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twinseve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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