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에너지 가격이 치솟으면서 유가가 요동치는 가운데 정부가 사우디아라비아에 안정적인 원유 공급을 당부했다.
사우디는 한국의 원유 수입 1위 국가로, 현재 러시아와 미국산 도입이 예전 같지 않아 협력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일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과의 화상면담을 통해 양국 에너지 분야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사우디는 한국의 최대 원유수입국이다. 올해 1~7월 기준 한국의 원유 수입 점유율은 사우디가 31.1%를 차지해 1위를 기록했다. 2위는 미국(13.1%)이다.
이전에는 러시아산 원유 수입도 많았지만 러·우 전쟁 발발 후 크게 감소했고, 미국 또한 유럽으로 물량을 돌리면서 아시아 수출은 줄인 상황이다.
이 가운데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산유국으로 구성된 OPEC+는 이달부터 산유량을 하루 200만배럴 감산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로 최근 진정세를 보이던 유가가 다시 치솟을 것으로 관측된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대규모 감산이 이뤄지면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에너지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 또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에너지 수입 비용은 계속해서 불어나고 있고, 이는 무역수지 적자로까지 이어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우리나라의 1~10월 3대 에너지원 누적 수입액은 1587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6억달러 증가한 수준이며, 올해 누적 무역적자 356억달러를 2배 이상 상회하는 규모다.
이날 이 장관은 사우디가 이끄는 OPEC+의 감산 결정이 유가를 상승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사우디는 한국의 최대 원유 도입국으로서 우리나라에 안정적으로 원유를 공급해달라"며 "원유 시장 안정화를 위해 책임 있는 역할을 해달라"고 압둘아지즈 장관에 당부했다.
이날 양국 장관은 수소 에너지 분야 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수소 협력을 체계화해 수소 정책, 모빌리티, 암모니아 발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이어 양국은 수교 60주년을 맞아 석유화학, 플랜트 건설 등 전통 분야 협력·투자를 더욱 공고히 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일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과의 화상면담에서 "우리나라에 안정적으로 원유를 공급해달라"고 요청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주유소. (사진=뉴시스)
세종=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