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정부가 화물연대의 집단운송거부와 관련해 업무개시명령을 내린 데 대해 찬반 의견이 팽팽했다. 민심의 풍향계로 읽히는 중도층에서도 찬성 42.9% 대 반대 43.3%로, 우위를 가리기 힘들었다.
9일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사흘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선거 및 사회현안 64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46.5%가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지만, '찬성' 응답도 44.2%로 만만치 않았다. '잘 모르겠다'며 응답을 유보한 층은 9.3%였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앞서 정부는 지난달 29일 집단운송거부에 나선 시멘트 운송 화물차주들을 대상으로 사상 첫 업무개시명령을 내렸다. 이어 8일에는 철강·석유화학 분야 화물운송 차주들에게 추가로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했다. 정부가 이들을 노동자가 아닌 개인사업자로 규정한 상황에서 강제 영업개시 명령을 내릴 수 있는지를 놓고 위헌 논란이 일었다. 아울러 정부가 법과 원칙만을 강조하며 대화를 후순위로 두자, 정치의 실종이라는 비판도 더해졌다. 핵심은 안전운임제 연장 및 품목 확대로, 지난 6월 1차 파업 당시 연내 일몰제로 충돌이 예고됐다는 점에서 정부와 국회의 안일한 대처도 도마 위에 올랐다.
조사 결과를 연령별로 보면, 20대와 60대 이상을 제외한 모든 세대에서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에 반대하는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 특히 민주당의 세대별 기반이기도 한 40대에서는 60% 이상이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에 반대했다. 30대 찬성 40.9% 대 반대 49.4%, 40대 찬성 30.1% 대 반대 62.8%, 50대 찬성 36.5% 대 반대 55.8%였다. 반면 20대와 60대 이상에서는 정부의 업무개시명령 발동에 찬성하는 응답이 높았다. 20대 찬성 49.7% 대 반대 41.4%, 60대 이상 찬성 56.2% 대 반대 31.9%로 집계됐다.
지역별로 보면,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에 대해 서울과 영남에서는 '찬성', 경기·인천과 충청권, 호남, 강원·제주에서는 '반대' 응답이 높았다. 서울 찬성 49.3% 대 반대 41.3%, 대구·경북(TK) 찬성 48.4% 대 반대 41.7%, 부산·울산·경남(PK) 찬성 53.8% 대 반대 39.4%로 오차범위 밖에서 '찬성' 응답이 앞섰다. 반면 대전·충청·세종 찬성 37.9% 대 반대 51.2%, 광주·전라 찬성 30.3% 대 반대 58.2%, 강원·제주 찬성 33.3% 대 반대 53.0%로, 절반 이상이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을 반대했다. 경기·인천의 경우, 찬성 43.0% 대 반대 48.4%로, 오차범위 안에서 '반대' 의견이 높았다.
지난 7일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시청 앞에서 노동자들이 안전운임제 확대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치성향별로 보면, 중도층에서는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에 대해 찬성 42.9% 대 반대 43.3%로, 오차범위 안에서 찬반 응답이 팽팽했다. 보수층 찬성 76.3% 대 반대 19.4%, 진보층 찬성 17.0% 대 반대 73.0%로, 진영별로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에 대한 평가가 확연히 달랐다. 지지 정당별로도 국민의힘 지지층 찬성 87.3% 대 반대 8.7%, 민주당 지지층 찬성 12.3% 대 반대 78.2%로 입장이 갈렸다.
한편 이번 조사는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표본조사 완료 수는 1005명이며, 응답률은 3.4%다. 8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산출했고, 셀가중을 적용했다. 그 밖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또는 서치통 홈페이지(www.searchtong.com/Home)를 참조하면 된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