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의무휴업①)묵은 규제 폐지 첫 발…휴업일에도 온라인 배송

지난달 '대중소유통 상생 발전 협약'…온라인 배송 허용 길 열려
의무휴업일 지정 관련 지자체 자율성 강화 방안도 논의
"당장 업황 급반전 어렵지만, 흐름에 맞는 규제 개선은 고무적"

입력 : 2023-01-06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대형마트 의무휴업' 규제로 막혔던 대형마트의 온라인 배송 허용 길이 열렸다. 대형마트와 중소유통 업계는 시장 흐름을 전혀 담지 못한 시대착오적 규제를 철폐하고, 상생 발전을 도모하는 데 힘을 모은다는 방침이다.
 
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말 전국상인연합회,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한국체인스토어협회 및 관계 부처는 '대중소유통 상생 발전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대형마트의 영업 제한 시간에도 온라인 배송이 허용되도록 대형마트와 중소유통 양측이 노력에 나서겠다는 것이 협약의 골자다. 아울러 협약에는 의무휴업일 지정 등과 관련해 지방자치단체의 자율성 강화 방안을 지속적으로 협의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대형마트 영업 제한 규제는 대형마트와 중소유통 업체 간 상생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지난 2012년 도입됐다.
 
'유통산업발전법(유통법)'에 따라 대형마트나 준대규모점포는 자정에서 10시를 사이에 두고 영업에 나설 수 없다. 또 매월 2일의 의무휴업 명령에 따라야 하는데, 주로 월 2회 일요일 휴무를 실시한다. 이 시간대나 기간에는 온라인 배송도 불가능하다.
 
본래 유통법은 유통 산업의 발전 및 진흥 도모, 건전한 상거래 질서 확립, 소상공인 시장 활성화를 목표로 제정됐다. 하지만 유통법은 원래 취지가 훼손된 채, 특히 수요층에게는 원하는 시간대 점포 이용에 제약을 가하는 악법으로 작용하고 있다.
 
무엇보다 10년 사이 유통 시장의 흐름이 급변하면서 대형마트와 중소유통 업체 전체의 발전을 가로막는 법이라는 비판까지 제기됐을 정도다.
 
이번 상생 협약 자리가 마련된 것도 중소유통 업계는 온라인 대응 역량을 강화하고, 대형마트는 영업 규제를 합리화하기 위한 취지에서 이뤄졌다.
 
이와 관련해 대형마트는 중소유통의 디지털화를 지원한다. 인력, 교육 등을 지원하고 물류 체계 개선, 판로 확대, 마케팅 홍보 등을 종합적으로 돕는다.
 
각 기관은 이번에 마련한 협약 추진을 위해 정례 협의체를 만들고, 이를 구체화하는 논의도 진행해 나간다.
 
아울러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 지정이 평일로 전환되는 논의도 이어진다. 실제로 현재도 이해 당사자가 합의할 경우 평일 지정이 가능한데. 이를 근거로 대구광역시는 최근 의무 휴업일을 평일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하기도 했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대형마트 의무휴업 규제가 도입되던 당시와 현재 시장 상황은 너무나도 다르다"며 "물론 이번 논의가 당장 유통 업계 분위기를 급반전시키기는 어렵겠지만, 규제를 업황 흐름에 맞게 개선하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말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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