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비아트론(141000)이 신사업으로 추진 중인 첨단 반도체 기판인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 생산이 본격화할 전망입니다. 비아트론은 디스플레이 열처리 장비 선두 기업으로 꾸준한 흑자기조를 이어왔으나, 수급 측면에서 다소 소외됐던 종목입니다. 그러나 최근 신사업 성과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주가에 새로운 모멘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비아트론 "상반기 성과 기대"
그래픽=뉴스토마토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비아트론은 최근 코스닥 상장 중견 인쇄회로기판(PCB) 제조업체인 D사에 FC-BGA의 후공정 핵심 장비인 ‘진공 오토 라미네이터’ 초도물량을 납품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또 지난해부터
삼성전기(009150)와 진행하고 있는 공동개발 역시 최근 테스트를 마치고 초도물량 납품을 위한 스펙을 교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비아트론 관계자는 “FC-BGA 장비 납품과 관련해 신사업으로 진행하는 부분이다 보니 공시가 나오기 전에는 명확히 확인해줄 수는 없다”면서도 “올해 상반기 중에는 신사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사업성과 가시화되면 공시에서 확인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FC-BGA는 고집적 반도체 칩을 메인보드와 연결하기 위한 고집적 패키지 기판입니다.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고성능 반도체에서 주로 사용됩니다. FC-BGA는 최근 네트워크·인공지능·자율주행까지 확대되면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FC-BGA 기판 시장 규모는 작년 80억달러(약 10조원)에서 2030년 164억달러(20조5000억원)로 연평균 9% 성장이 예상되고 있죠.
국내에서도 최근
LG이노텍(011070)이 FC-BGA 기판 양산에 나서면서 시장 확대가 본격화됐습니다. LG이노텍은 구미4공장에 최신 FC-BGA 생산라인을 구축. 올해 상반기 양산 체제를 갖추고 하반기 본격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죠. 신공장 양산이 본격화되면 현재 대만, 일본과 국내 삼성전기가 주축을 형성한 글로벌 FC-BGA 시장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7년 연속 흑자에도 PBR 1배 미만
비아트론은 기존 주력산업인 디스플레이 공정 장비에서도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93억원으로 전년(68억원)보다 36.44% 증가했습니다. 지난 2016년부터 흑자기조를 이어오고 있지만 주가는 저평가된 상황입니다. 지난 1월 8630원에 거래를시작한 비아트론은 전일 9250원에 마감해 총 7.18% 상승. 같은 기간 마켓지수(코스닥) 상승률(12.18%)의 절반 수준에 그쳤습니다.
비아트론의 지난해 연평균 회전율은 116.83%로 1년간 평균 1번의 손바뀜이 있었네요. 국내 대형 주식펀드들의 연간 매매회전율이 300%를 넘어서는 것을 감안하면 수급 측면에서 소외됐다고 볼 수 있죠. 실제 주가순자산비율(PBR) 역시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0.61배에 불과합니다. 시가총액을 자본총계로 나눈 PBR이 1배 미만이라는 것은 순자산가치(청산가치)에 못 미칠 정도로 저평가됐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주식농부 박영옥, 주주환원 확대 제안
올해 고성장이 예상되는 비아트론은 최근 주주환원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주식농부’로 널리 알려진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가 비아트론을 상대로 주주행동에 나섰기 때문이죠. 박 대표가 발송한 주주제안서엔 50억원 어치 자사주 소각과 주당 100원의 배당금을 200원으로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의 종목 분석이 대형주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컨센서스가 없는 종목들의 경우 기관투자자 등의 수급에서 소외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 같은 저평가 중소형주들의 경우 산업 사이클이 돌아오거나 특정 모멘텀이 발생할 경우 주가가 재평가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