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장덕현 사장, 부임 첫해 투자에 올인

성장 초석 다질 투자 대폭 늘려
대출 상환 기조도 마감하고 투자에 힘써
삼성전자와 서버시장 개척하는 성장전략

입력 : 2023-02-21 오전 6:00:00
지난해 3월 삼성전기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했던 장덕현 사장의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장덕현 사장이 삼성전기 부임 첫해 투자에 집중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도체 패키지기판 분야에 과감하게 투자한 것인데 고수익 창출로 연결될지 주목됩니다.
 
21일 삼성전기 등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대출 상환 기조도 마감하고 투자에 집중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작년 유형자산 취득에 총 1조2965억원을 썼습니다. 전년 8442억원에서 크게 늘어난 투자금입니다. 무형자산 취득 금액도 같은 기간 308억원에서 485억원까지 늘어났습니다. 작년말 기준 삼성전기가 건설 중인 자산은 1조2980억원으로 계상됐습니다. 전년말 3688억원에서 크게 늘어난 수치입니다.
 
작년 4분기 영업실적이 감소해 유입된 현금(영업활동현금)은 연간 기준 1조8828억원입니다. 이는 전년(1조8664억원)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삼성전기는 대신 단기차입금을 전년 2001억원에서 작년 8737억원까지 늘리며 투자에 힘썼습니다. 작년 차입금 상환규모도 줄어 전반적으로 빚을 갚는 구조였던 회사 기조가 바뀌었습니다.
 
장덕현 사장이 집중 투자하는 사업은 반도체 패키지기판입니다. 인공지능(AI), 메타버스 등 서버시장의 성장을 내다본 투자 판단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칩-기판 협력 구조에서 매출이 급성장할 시장에 투자해 함께 공략하는 전략”이라며 “기존 경쟁사를 대체하는 데 집중하기보다 신규 수요 창출이 훨씬 큰 분야에 좀 더 대응하는 측면”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삼성전기의 기존 주력사업인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는 일본 무라타 등과의 경쟁이 심한데, 그보다 수요 성장이 담보된 패키지기판 분야에서 활로를 찾는 게 장 사장의 전략이란 얘기입니다.
 
반도체 업황은 최근 둔화된 추세지만, 글로벌 빅테크들의 데이터센터 투자는 챗GPT 등 거대 AI 성장과 발맞춰 다시 늘어날 전망입니다. 지난해 삼성전기 사업별 매출만 봐도, 컴포넌트(MLCC)와 광학통신솔루션(카메라모듈)은 성장이 주춤했지만 패키지솔루션은 2조883억원(전년 1조6791억원)까지 커졌습니다. 작년 사업별 영업이익률은 컴포넌트 14.7%, 광학통신솔루션 2.9%, 패키지솔루션 22.2%로, 수익성도 패키지기판이 돋보입니다. 작년 11월8일 삼성전기의 서버용 반도체 기판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 출하식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참석해 각별한 관심을 보였습니다.
 
한편, 지난해 영업실적 감소 요인 중엔 중국 샤오미향 매출이 반토막 난 영향이 컸습니다. 중국이 코로나19 봉쇄 정책을 중단한 만큼 중국향 매출이 살아나면 올해 삼성전기 실적은 기저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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