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Pick!
2월 22일(수) 토마토Pick은 이스라엘과 중동간의 대립에 대해 정리해봤습니다. 극우 성향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재집권하면서 중동 정세가 또다시 불안해지고 있습니다.
역대 최장기 집권한 네타냐후
역대 최고 극우 정권 출범
2022년 12월 29일 이스라엘에서는 역대 가장 강경한 우파 정권으로 평가받는 베냐민 네타냐후 정부가 들어섰습니다. 이스라엘 역대 최장인 15년간 집권한 네타냐후 총리는 2021년 6월 권좌에서 축출됐다가 1년 반 만에 다시 총리로 복귀하게 됐는데요. 네타냐후 총리는 자신이 속한 리쿠드당을 중심으로 ‘독실한 시오니즘’, ‘오츠마 예후디트(이스라엘의 힘)’, 노움 등 3개 극우 정당, 초정통파 유대교 정당인 샤스, 보수 유대 정치연합인 토라유대주의연합 등이 참여하는 연합 정부를 구성했습니다. 당이름 면면만 봐도 이번 정부는 유대 민족주의와 유대교 근본주의 색채가 역대 어느 정권보다 강한 것으로 평가됩니다.☞관련기사
네타냐후, 극우 정치인 중용
네타냐후 총리는 재집권에 성공한 뒤, 정부 구성안을 제출했는데요. 팔레스타인의 정체성을 부인하고 서안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 확장을 주장하는 극우 정치인들을 주요 장관에 임명했습니다.☞관련기사
-이타마르 벤-그비르 오츠마 예후디트당 대표 : 경찰과 국경 경찰을 관할하는 국가안보 장관 임명. 아랍계 추방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바 있음.
-베잘렐 스모트리히 시온주의당 대표 : 서안 지구 정책 담당하는 시오니즘·통합부 장관 임명.
-아비 아모즈 노움 대표 : 교육부 장관 임명. 반아랍, 반성소수자 성향.
-오츠마 예후디트 당 : 서안 유대인 정착촌 정책을 관할하는 네게브·갈릴리 개발 장관직 할당
-시오니즘 당 : 재무 장관직, 유대인 정착촌과 노지(open lands) 관할권 할당
네타냐후, '정착촌' 확대 선언
서안지구 갈등 재점화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이스라엘 연정은 요르단강 서안지부의 유대인 정착촌 확장과 개발을 정책 목표로 잡았는데요. 국제법상 서안지구는 팔레스타인 땅입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이를 무시하고 유대인 정착촌을 세우면서 조금씩 땅을 갉아먹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우방인 미국 역시 우려를 드러내며 반대하고 있지만, 아랑곳하지 않는 모양새입니다. 이같은 정책을 발표하자 팔레스타인은 측은 즉각 반발했는데요.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측 대변인은 "이스라엘 차기 연정의 합의는 국제사회의 결의에 반하는 뻔뻔한 행태"라며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르면 동예루살렘을 포함한 팔레스타인 땅에 세운 정착촌은 모두 불법"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유엔을 통해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이스라엘의 서안 점령이 합법적인지에 대한 판단을 구했습니다.☞관련기사
이스라엘, '성지 도발' 감행
팔레스타인 깃발 금지령
네타냐후 정부가 재집권을 시작하자마자 바로 본색을 드러냈는데요. 이타마르 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 장관이 분쟁지역인 동예루살렘의 성지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안지구에 위치한 동예루살렘에는 이슬람, 유대교, 기독교의 공통 성지가 있는데요. 이슬람교도는 '고귀한 안식처', 유대교도는 '성전산'이라고도 부릅니다. 이 성지에서 기도와 예배는 이슬람교도만 할 수 있습니다. 유대교도도 이곳을 방문할 수는 있지만, 기도와 예배는 '통곡의 벽'으로 불리는 서쪽 벽에서만 가능합니다. 따라서, 이스라엘 고위 관리나 정치인의 성지 방문은 종교적, 정치적 도발로 해석될 여지가 크기 때문에 방문을 자제하는데요. 벤-그비르 장관이 이 성지를 방문하겠다고 나선겁니다.☞관련기사 뿐만 아니라 벤-그비르 장관은 공공장소에서 팔레스타인 깃발을 제거하라는 명령까지 내렸습니다. 관련기사2 이외에도 네타냐후 정부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에 전달할 세금 가운데 4천만달러를 삭감했으며 일부 PA 지도자들에게 부여했던 여행 허가를 무효화했습니다.☞관련기사
재집권 후 네타냐후 행보
네타냐후 총리는 재집권한 지 이제 한달이 겨우 지났음에도 초강경 우파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습니다. 우선 네타냐후 총리가 집권하자마자 진행한 것은 '사법부 권한 축소'입니다. 현재 네타냐후 총리는 뇌물수수와 사기 등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데요. 대법원의 위헌 결정을 이스라엘 의회가 단순 다수 의결로 뒤집을 수 있게 하고, 대법관 임명에 의회 영향력을 높이는 내용을 담은 사법 개혁안을 내놨습니다. 자신이 유죄판결을 받아도 언제든지 뒤집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외에도 네타냐후 정부는 종교 교육에 집중하는 초정통파 유대교 학교에 대한 재정 지원을 약속했으며, 신학교 학생의 병역 면제를 공식화했습니다. 즉, 유대교를 깊게 믿지 않는 세속주의 이스라엘인들은 더 큰 사회적·경제적 부담을 지게 됐습니다.☞관련기사
점점 커져가는 갈등
이-팔, 피의 보복
이스라엘 정권이 들어선지 겨우 한 달이 지났지만, 이미 수차례 무력 충돌이 발생했습니다. 관련 상황을 정리해보겠습니다.☞관련기사
-2023.01.02 : 벤-그비르 국가안보 장관 성지 방문 강행
-2023.01.03 : 하마스, 이스라엘 향해 로켓 발사
-2023.01.26 :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공격. 10명 사망
-2023.01.26 :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치안협력 중단
-2023.01.27 : 하마스, 이스라엘에 로켓 5발 발사.
-2023.01.27 : 이스라엘, 전투기 보복 공습 감행
-2023.01.28 : 무장괴한, 이스라엘 예배당 테러. 7명 사망
-2023.01.28 : 13세 팔레스타인 소년, 총격 테러. 2명 부상
-2023.01.29 : 이스라엘, 보복 조치 시행. 시민 무장 규제 완화
아브라함 협약, 파기 기로
중동 내 갈등이 커지면서 최근 몇 년간 중동의 외교·안보 지형 변화에 영향을 미친 '아브라함 협약'이 갈림길에 섰습니다. '아브라함 협약'이란 지난 2020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모로코 등 아랍권 국가가 외교 관계를 정상화한 것을 뜻합니다. 이 협약은 미국이 우방인 이스라엘을 축으로 이란을 견제하겠다는 의도도 있는데요. 때문에 이스라엘은 이란과 앙숙인 사우디 아라비와와의 관계를 호전시킬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2022년 벤-그비르 장관이 성지 방문을 강행하면서 사우디아라비아는 물론, 이미 협약에 참여한 UAE까지 비판 대열에 동참했습니다. 아브라함 협약이 파기된다면, 또다시 중동은 화약고가 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관련기사
이스라엘, 이란-시리아와도 갈등
이스라엘은 오랜 기간 갈등관계에 있던 이란과도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습니다. 이스라엘과 이란은 서로를 '주적'이라고 부를만큼 관계가 나쁜데요. 이란 국방부는 지난 28일 수도 테헤란에서 남쪽으로 약 350㎞ 떨어진 이스파한주(州)에 있는 군사 장비 생산 시설이 자폭 드론(무인기)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이란 정부는 구체적인 세력을 지목하지 못했는데요. 한 미국 당국자가 "이번 공격에 이스라엘이 연루된 것으로 보인다"고 폭로했습니다.☞관련기사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은 시리아도 공격했습니다.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수도 다마스커스가 공격받아 민간인 등 2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합니다.☞관련기사
향후 전망은?
일단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협상 테이블에 나서는 것은 현재로서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미국은 1993년 오슬로 협정 당시 제시됐던 '두국가 해법(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별도의 국가로 평화롭게 공존하는 것)'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사실상 손을 놓은 상태입니다. 미국 내 유대인들의 영향력이 너무 강하기 때문에 이스라엘을 함부로 대할 수 없는 것이 미국입니다. 팔레스타인 역시 미국에 대한 기대를 놓고 있습니다.☞관련기사 이에 서방에서는 이대로 손을 놓게 된다면 제 3의 '인티파다'(팔레스타인의 반(反)이스라엘 민중봉기)가 일어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윌리엄 번스 CIA 국장은 20년 전 자신이 경험했던 2차 인티파다를 언급하며 "매우 불행하게도 현재 우리가 보고 있는 상황이 그때와 닮았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중동의 정세는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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