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마스크팩 제조업체인 피앤씨랩스가 중소 수급사업자를 상대로 정당한 절차 없이 기술자료를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현행 원사업자는 기술자료를 요구할 때 목적과 비밀유지 방법 등을 명시한 서면을 제공해야 하는데 이를 지키지 않은 것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하도급법상 기술자료 요구서 제공 의무를 위반한 피앤씨랩스에 대해 시정명령을 조치한다고 22일 밝혔습니다.
피앤씨랩스는 마스크팩 시트, 보건용 마스크 의약외품 제조회사입니다. 국내 마스크팩 시트 시장 1위 사업자로 점유율은 60% 이상에 달합니다.
공정위 조사 내용을 보면 피앤씨랩스는 중소 수급사업자에게 마스크팩 원단 제조를 위탁하고 납품받으면서 원단의 제조 공정도를 자사에 제공하도록 요구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기술자료요구서를 수급사업자에게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기술자료요구서는 기술자료의 명칭·범위, 요구목적, 비밀유지 방법, 기술자료 권리 귀속 관계 등 7개 항목을 기재한 서면입니다.
현행법상 기술자료요구서 제공은 기술유용이나 관련 분쟁을 예방하는 중요한 절차적 의무입니다. 수급사업자의 기술자료 보호에 필요한 사항을 사전에 명확히 하는 기능이 있기 때문입니다.
공정위는 피앤씨랩스의 기술자료요구서 미교부 행위가 하도급법 제12조의3을 위반하는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다만 기술자료 요구 자체는 문제 삼지 않았습니다. 관련 행정청 허가를 위한 서류 확보, 마스크팩 원단의 인체 유해성분 등 확인을 위해 필요했다는 게 공정위 측의 판단입니다.
고인혜 공정위 기술유용감시과장은 "원사업자의 기술자료요구서 제공은 수급사업자의 기술자료 보호에 필요한 사항을 사전에 명확히 해 기술유용 및 관련 분쟁을 예방하는 중요한 절차적 의무"라며 "기술자료 보호에 대한 인식 제고, 업계의 자율적 거래 관행 개선을 위해 기술자료요구서 작성 가이드라인 제정·보급, 중소기업 대상 교육·상담 등 예방 활동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하도급법상 기술자료 요구서 제공 의무를 위반한 피앤씨랩스에 시정명령을 조치한다고 22일 밝혔습니다. (사진=뉴스토마토)
세종=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