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공연 "한계 다다른 소상공인, 최저임금 동결·차등적용 필요“

'2024년도 최저임금 요구안 발표 기자회견' 열어
알바쪼개기 등 폐해 낳는 주휴수당 폐지 촉구

입력 : 2023-04-12 오전 11:54:13
[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내년도 최저임금위원회 첫 전원회의를 앞두고 소상공인연합회가 최저임금 동결과 주휴수당 폐지를 주장했습니다. 고금리, 원자잿값 인상, 경기 악화 등 소상공인들이 처한 현실을 고려해 최저임금을 인상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소공연은 12일 서울 영등포구 소상공인연합회 대회의실에서 '2024년도 최저임금 요구안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이날 오세희 소공연 회장을 비롯해 숙박업, 외식업, 미용업, 제과업 등 업종별 대표도 참석했습니다.
 
이번 기자회견은 오는 18일 2024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기 위한 최저임금위원회 첫 번째 전원회의를 앞두고 소상공인이 요구하는 최저임금안을 제시하고, 최저임금법 제4조1항에 명시된 업종별 구분적용의 시행을 촉구하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오 회장은 "늘어나는 비용과 떨어지는 매출로 인해 나홀로 운영을 택할 만큼 소상공인은 한계상황에 내몰렸다"면서 "이런 소상공인의 지불능력을 감안해 내년도 최저임금 '동결'을 주장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소상공인이 고용을 유지하고, 서비스 경쟁력을 확보해 매출을 증가시키며 지속가능한 경제주체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저임금의 차등적용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차등적용으로 인한 구인난 우려에 대해 오 회장은 "5인 미만 사업장에 최저임금이 차등 적용되면 정부가 고용기금을 활용해 근로자 채용 시 4대 보험 등을 지원해야 한다"며 "그러면 구인도 어렵지 않고 근로자들도 합리적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소상공인이 대기업 수준으로 맞출 수 없기 때문에 사업자 계층별로 최저임금을 차등적용하고 나머지는 정부가 지원하는 방식이 돼야 한다"고 답변했습니다. 
 
오 회장은 일하는 시간 대비 최저임금의 수익도 못 가져가는 사람의 비율을 뜻하는 최저임금 미만율이 높은 숙박업, 외식업에 먼저 최저임금을 차등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연구용역을 통한 차등적용 근거가 필요하다는 데도 동의했습니다.
 
소상공인연합회가 12일 서울 영등포구 소상공인연합회 대회의실에서 '2024년도 최저임금 요구안 발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왼쪽부터) 배정열 배정열베이커리 대표, 오두수 캐슬호텔 대표, 오세희 소공연 회장, 이종혁 한국공인중개사협회장, 유은하 미용고수 원장, 정동관 마루솥뚜껑와인삼겹살 대표. (사진=소공연)
 
소공연은 최저임금이 지난 2017년 6470원에서 2023년 9620원으로 48.7% 수직상승하는 동안 1인 자영업자 수는 2018년 398만7000명에서 2022년 426만7000명으로 늘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면서 올해 기준으로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이미 우리나라의 시간당 최저임금은 1만1544원으로, 1만원을 훌쩍 넘어섰기 때문에 노동계가 주장하는 내년도 최저임금 1만2000원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오히려 알바 쪼개기 등 폐해를 낳는 주휴 수당을 폐지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것이 소공연 측의 의견입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업종별 소상공인 대표들은 최저임금 관련 업종별 요구사항을 알리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오두수 캐슬호텔 대표는 "숙박업은 손님이 한 사람이더라도 24시간, 365일 근무해야 한다"며 "최저임금을 자꾸 올리고 24시간 운영하며 야간 수당까지 주게 되면 결국 공멸하고 말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배정열 배정열베이커리 대표는 "요즘은 하루 매출을 확인하는 것도 두렵지만 빵을 만들 재료를 주문하는 것도 무섭다"며 "앞으로 재료비는 더 오르겠지만 빵값을 마음대로 올릴 수 없다. 지금도 겨우 손해만 면할 지경이어서 손님들 눈치만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알바생 수를 줄이고 매장 운영시간도 단축하고 있다. 지금도 직원 휴일은 꼬박꼬박 챙기면서 제대로 쉬지 못하는 사장님들이 많다. 최저임금이 더 인상되면 결국 아무도 고용하지 말고 지쳐도 혼자 일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미용실을 운영하는 유은파 미술고수 원장은 "미용업의 특성상 디자이너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도제식 숙련기간이 필요하다"며 "최저임금 장벽으로 전국의 수많은 미용학과 학생들이 갈 곳을 잃고 있다. K미용업 뿌리가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유 원장은 "미용실의 경우 대형 프랜차이즈가 아니면 대부분 1인숍"이라며 "미용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도제 시스템으로 손끝 기술을 전수하는 업종에는 일정 숙련기간을 부여하고 이 기간 동안 정부가 최저임금의 50%를 보전해 줘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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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소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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