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유럽연합(EU)이 약 62조원을 들여 EU의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기로 합의했습니다. EU의 주력은 파운드리(시스템반도체 위탁생산)로 메모리반도체가 주력인 우리나라와 시장이 겹치지 않아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시스템반도체를 육성하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장기적 관점에서 시장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됩니다.
18일(현지시간) EU 집행위원회가 발표한 내용을 보면 EU 반도체법은 2030년까지 430억유로(한화 약 62조원)을 투입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20%까지 확대한다는 게 핵심입니다. 이 법안은 향후 유럽의회, 이사회에서 각각 표결을 거쳐 시행될 예정입니다.
EU는 세계 반도체 수요의 20%를 차지하는 거대 시장이지만 반도체 공급망 점유율은 10% 수준입니다. 특히 반도체를 설계하는 팹리스 기업은 많지만 생산 역량은 부족한 실정입니다.
이에 따라 EU는 반도체를 경제안보의 핵심품목으로 인식하고 역내 반도체 생산역량 강화 및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해당 법안 제정을 추진해왔습니다.
이 법안을 토대로 EU는 회원국들의 생산시설 지원과 연구개발(R&D), 설계, 인력양성 등 반도체 전 분야에 걸쳐 지원할 계획입니다.
정부와 산업계에서는 해당 법안 타결로 우리나라 기업들의 직접적인 타격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유럽 외 기업에 대한 차별 조항이 없고 EU 내에 한국 반도체 제조 공장도 없기 때문입니다.
현지시간으로 18일 EU 집행위원회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EU 반도체법은 2030년까지 430억유로(한화 약 62조원)을 투입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20%까지 확대한다는 게 핵심입니다. 사진은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공장. (사진=뉴시스)
앞서 발표했던 미국 반도체지원법의 경우는 국내 기업에 대한 기밀정보 요청과 중국 등 비우호국에서의 사업 제한 내용이 담겼는데, 이와는 다르다는 것입니다.
다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EU의 이번 조치가 글로벌 경쟁을 심화시키는 초석이 될 수 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 측은 "EU의 반도체 제조 역량이 강화될 경우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경쟁이 심화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우리나라가 주력인 메모리반도체 시장이 겹치지 않기 때문에 이번 법안이 직접적인 타격이 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우리나라도 파운드리를 육성하겠다는 계획이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부정적일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국내 소부장 기업들에게는 기회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게 정부 측 입장입니다.
산업부 측은 "EU 내 반도체 생산설비 확충은 국내 소부장 기업의 수출 기회 확대로 이어져 기회요인도 병존한다"며 "필요시 대 EU 아웃리치(적극적인 지원 활동) 등을 통해 우리 기업의 부담을 최소화하고 기회요인은 극대화할 수 있도록 EU 당국과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지시간으로 18일 EU 집행위원회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EU 반도체법은 2030년까지 430억유로(한화 약 62조원)을 투입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20%까지 확대한다는 게 핵심입니다. 사진은 반도체 공장 방문한 이창양 산업부 장관(왼쪽).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세종=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