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입 전기차 시장 '테슬라 천하' 끝나나

올해 1~5월 수입 전기차 판매량 벤츠, BMW, 테슬라 순
지난해 테슬라 1만4571대 판매…벤츠 5006대, BMW 4888대
테슬라, 타 수입차 보다 서비스 센터망 부족

입력 : 2023-06-27 오후 5:00:29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테슬라가 독점하다시피 했던 국내 수입 전기차 시장이 새로 재편될 기미가 보이고 있습니다. 테슬라가 국내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가 소홀했던 반면,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등은 국내에서 오랜 기간 영업하며 쌓아온 서비스 경험을 전기차에도 적극 활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27일 카이즈유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5월 테슬라의 판매량은 1840대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작년 동기 4583대보다 59.85%(2743대) 줄어든 수치입니다. 반면 벤츠는 올해 1~5월 2878대를 판매해 전년 1033대보다 178.6%(1845대) 늘었고, BMW도 같은기간 2239대를 판매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 1020대보다 119.5%(1219대) 증가했습니다.
 
연도별로 비교해보면 테슬라는 2021년 1만7826대로 정점을 찍은 뒤 2022년 1만4571대로 18.26% 떨어졌습니다. 반면, 지난해 벤츠 전기차 판매량은 5006대로 전년(1363대)대비 267% 늘었고, BMW는 같은기간 4888대를 판매했는데, 이는 전년(366대)대비 1235%가 증가했습니다.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3 서울모빌리티쇼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테슬라 부스에 모델X 등 각종 차량이 전시돼있다.(사진=뉴시스)
 
수입 전기차 시장 순위 재편은 예견된 일이라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2017년 한국에 처음 진출한 이후 '테슬람(충성고객)'에게만 의존해 고객센터나 서비스센터 확충엔 소홀했던 것이 악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입니다. 
 
실제 테슬라는 2020년부터 3년 연속 판매량 1만대를 돌파했는데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품질과 AS불만이 끊임없이 제기됐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초 기준 서비스센터의 갯수는 벤츠 74곳, BMW 72곳, 아우디 40곳으로 테슬라는 8곳에 뿐입니다.
 
테슬라가 생각하는 국내 소비자들에 대한 인식도 문제점으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테슬라는 한국에서 거짓·광고 및 기만적인 행위 등으로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의 시정명령을 받았습니다.
 
테슬라는 테슬라코리아 홈페이지에 "2019년 8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자사의 전기차를 제작·수입·판매함에 있어 거짓·과장 및 기만적인 광고 행위를 하여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1회 충전으로 OOOkm 이상 주행 가능 등과 같은 문구를 사용해 언제나 인증 받은 주행가능거리 이상 주행 가능한 것 처럼 소비자를 오인시킬 수 있는 거짓·광고 행위'를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벤츠 'EQE' (사진=뉴시스)
 
벤츠와 BMW 등 수입차들의 전기차 라인업 확대도 테슬라 천하를 끝낸 배경으로 꼽힙니니다. 벤츠는 지난해까지 EQA, EQB, EQE, EQS에 이어 올해에는 EQS SUV, EQE SUV 등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에 나섰습니다. BMW도 iX, i4, i3, i7과 더불어 올해 iX1과 5시리즈 전기차 i5를 출시할 계획을 세웠고, 아우디는 e-트론, 폴스타는 폴스타3, 볼보는 C40리차지와 XC40리차지 등을 통해 전기차 시장을 넓혀나가고 있습니다.
 
다만 테슬라는 충성고객이 여전히 존재하는 만큼 상승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업계관계자는 "테슬라가 국내에 기가 팩토리를 건립한다는 이야기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며 "테슬라 홍보팀을 재정비하고 있다는 소문도 있는 만큼 테슬라의 상승세가 잠시 주춤하는 것 일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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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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