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30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2030 청년좌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김은경 민주당 혁신위원장의 "(중학생이 보기엔)우리들의 미래가 훨씬 더 긴데, 왜 미래가 짧은 분들이 똑같이 1대1 표결을 하냐는 거죠"라는 발언을 놓고 여야가 '노인 폄하'와 '취지 왜곡'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 30일 서울 성동구의 한 카페에서 '2030 청년 좌담회'를 열고 당 쇄신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둘째 아이가 22살이 된 지 얼마 안 됐는데, 중학생 때 이런 질문을 했다. 왜 나이 드신 분들이 우리 미래를 결정하냐고 했다"며 "둘째가 생각할 땐 평균 연령을 얼마라고 봤을 때 '자기(아들) 나이로부터 여명까지', '엄마 나이부터 여명까지'로 비례적으로 투표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학생이 보기엔) 그 말은 되게 합리적이다. 하지만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1인 1표기 때문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지만, (문제를 제기한) 그게 참 맞는 말이다"라며 "우리들의 미래가 훨씬 더 긴데, 왜 미래가 짧은 분들이 똑같이 1대1 표결을 하냐는 거다"라고 전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아이의 말이) 합리적이지만,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1인 1표 선거권이 있으니까 그럴 수 없는 것이라고 이야기를 했다"면서 "그래서 투표장에 청년들이, 젊은 분들이 나와야 의사가 표시된다고 결론을 내린 기억이 난다"고 강조했습니다.
해당 발언을 놓고 여당은 노인 폄하라고 비판합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페이스북에 "어르신에게 '미래 짧은 분들'이라니, 민주당의 미래가 짧아질 뿐"이라며 "혁신위인지, 호신위인지 헷갈리게 하더니 결국 사고쳤다"고 적었습니다.
이어 "유불리만 따지는 정치계산법이 빚은 막말 참사다. 폭염 탓이냐"며 "경륜과 경험을 바탕으로 나라 걱정하시는 어르신들이 민주당에게는 반가운 존재가 아닐지 몰라도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신주호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도 논평에서 "갈수록 곤두박질치는 민주당 지지율과 청년층의 외면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이 어르신 폄하와 막말이란 말인가"라며 "제대로 된 진단 없이 제일 쉽고 잘하던 방식인 '갈라치기' 전략을 활용하려는 시도이자,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를 부정하는 반국민, 반헌법적 발상"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반면 혁신위는 여당이 취지를 왜곡한 것이라고 반박합니다. 김 위원장의 당시 발언 전문을 공개한 혁신위는 입장문에서 "김은경 위원장은 어제 청년들과 가진 좌담회에서 아들이 중학생 시절에 낸 아이디어를 소개하며 청년들의 정치 참여를 독려했을 뿐, '1인 1표'라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을 부인한 바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발언 전문을 봐도 민주주의 국가에선 이런 아이디어가 수용될 수 없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며 "예시로 꺼낸 중학생의 아이디어를 왜곡해 발언의 취지를 어르신 폄하로 몰아가는 것은, 사안을 정쟁적으로 바라보는 구태적인 프레임이자 전형적인 갈라치기 수법"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