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 폭락 올리패스, 최대주주 지위도 휘청

임상 불확실성에 주가 급락…연속 하한가
만성 적자 속 빠르게 늘어난 주식담보대출
과도한 하락폭, 최대주주 환매조건부 주식매매 영향

입력 : 2023-11-16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올리패스(244460) 주가가 수년째 하락하면서 견고했던 최대주주의 지배력까지 흔들리고 있습니다. 올리패스는 지난 2021년 코로나19 백신 수혜주로 주목받으며 주가가 급등했는데요. 당시 고점과 비교해 99% 가까이 폭락했습니다. 업계에선 올리패스의 주가 하락 원인으로 과도한 최대주주의 주식담보대출을 지목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수혜주 올리패스, 임상 불확실성에 3일간 64% 폭락
 
올리패스 3개월 주가추이. (사진=한국거래소)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올리패스는 전거래일 대비 1.39% 상승한 878원에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앞서 올리패스는 지난 9일 26.82% 급락한데 이어 10일과 13일 양일간 하한가를 기록하며 3거래일간 64.12% 폭락했는데요. 쏟아졌던 매도물량 대부분이 소진되면서 하한가도 2거래일 만에 풀렸습니다. 
 
주가가 급락한 직접적인 원인은 올리패스의 치료제 후보물질 ‘OLP-1002’ 임상2a상 결과의 불확실성 때문으로 보입니다. 지난 9일 올리패스는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임상 결과와 이전 임상 결과의 차이가 매우 크다”고 밝혔습니다. 
 
올리패스는 리보핵산(RNA) 치료제 개발기업으로 지난 2019년 성장성 특례상장 제도를 통해 상장했습니다. 올리패스는 비마약성 진통제인 'OLP-1002' 등의 후보물질을 개발하고 있는데요. 2021년 바이오업종의 강세와 함께 코로나19 치료제 수혜주로 주목받으며 주가가 2만4066원(0.5주 무상증가 감안)까지 오르기도 했습니다. 전일 종가는 878원으로 고점 기준 96.35% 폭락했습니다.
 
증권가에선 올리패스 폭락의 근본적인 이유가 최대주주 주식담보대출에 있다고 지적합니다. 올리패스 최대주주인 정신 대표는 주식담보대출을 통해 부족한 자금을 조달해왔는데요. 정신 대표의 주담대는 2020년 12월 58억원을 시작으로 2021년 4월에는 74억원까지 늘어났습니다. 당시 일부 계약의 담보 유지비율은 300~400%에 달했죠. 10억원의 대출 담보로 40억원의 주식을 맡긴 겁니다. 
 
문제는 담보비율이 높은 주담대 해지를 위해 이뤄진 ‘환매조건부 주식매매계약’입니다. 환매조건부 주식매매계약은 대출계약 기간 동안 담보로 제공한 주식의 소유권을 넘겼다가 계약 만료가 되면 다시 주식 소유권을 돌려받는 계약입니다. 대출 운용사는 계약 기간 담보로 제공받은 주식의 매도와 매수를 반복하다 계약 만료일에는 동일한 주식을 돌려주면 됩니다. 
 
환매조건부 대출까지…과도한 주담대가 하락폭 키워
 
정신 대표는 담보비율이 높은 주담대를 상환하기 위해 환매조건부 계약을 체결하기 시작했는데요. 업계에선 정 대표의 환매조건부 계약이 자충수가 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환매조건부 주식매매계약은 결과적으로 공매도와 비슷한 효과를 보이기 때문입니다. 환매조건부 계약을 체결한 운용사는 소유한 주식을 매도했다가 저점에 다시 매수하는 방식으로 리스크 헷지를 합니다.
 
정신 대표는 주가가 고점이던 지난 2021년 에쿼티스퍼스트홀딩스코리아와 환매조건부 주식매매계약 40억원(65만2500주)을 체결해 일부 주담대를 상환했는데요. 이후 주가가 지속 하락하면서 올해 6월에는 환매계약 주식은 158만7798주(지분 5.08%)까지 2배 이상 늘었습니다.  
 
올리패스는 상장 전부터 자금 부족에 시달렸던 기업입니다. 2019년 상장을 통해 자본잠식을 해소했으나 2020년, 2023년에도 완전자본잠식 위기를 겪었죠. 회사의 자금 위기에 정 대표의 주식담보대출도 재차 증가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상상인저축은행 등이 보유한 지분 7.48%(270만8210주)가 반대매매 등으로 매도됐습니다. 주가가 급락하자 환매조건부 주식매매계약은 해지됐고 에쿼티퍼스트가 정신 대표에게 지분 5%를 돌려줄 의무도 사라졌죠.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하한가 기간 매도물량이 일부 계좌에 집중됐는데 해지된 환매조건부 담보대출에서 쏟아진 물량일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환매조건부 담보대출은 종목과 대출 지분에 따라 주가에 영향을 줄 여지가 가 있고 지분이 넘어갈 수도 있어 주의할 필요가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최대주주의 지배력은 급격히 약해졌습니다. 작년 말 20.47%에 달했던 정 대표의 지분율은 올해 3분기 말 기준 6.32%로 14%포인트 넘게 급감했습니다. 올리패스는 지난 9월 자본잠식 해소를 위해 100억원 규모의 전환우선주(CPS)와 전환사채(CB) 발행을 결정했는데요. CPS의 보통주 전환과 CB 주식전환이 완료될 경우 최대주주는 스타앤파트너스(10.01%)로 변경될 수 있습니다. 
 
한편, <뉴스토마토>는 올리패스 하한가 및 최대주주 지분 관련 문의를 위해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사진=올리패스 홈페이지 캡처)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박준형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