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패스, 100억 조달에도 자본잠식 우려 여전

이재룡·유호정 부부, 상폐 위기 기업에 65억 통큰 투자
자금 조달로 주가 급등…회계처리 방식 따라 자본잠식 심화 가능

입력 : 2023-09-07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올리패스(244460)가 1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며 주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올리패스는 자본잠식 상태로 상장폐지 우려가 커진 종목인데요. 자금조달을 통해 자본잠식 해소 가능성이 부각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다만 올리패스는 자금조달을 완료하더라도 여전히 완전자본잠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됩니다. 올리패스가 자금을 조달한 방식은 전환우선주(CPS)와 전환사채(CB) 발행으로 조달 자금이 모두 부채로 잡힐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올리패스, 급등…자금조달에 등장한 이재룡·유호정 부부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일 올리패스는 전 거래일 대비 14.61% 급등한 2510원에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장중 상한가에 근접하기도 했습니. 앞서 올리패스는 지난 4일 각각 50억원 규모의 CPS와 CB발행을 결정했는데요. 모두 운영자금 목적으로 스타앤파트너스라는 장부상 회사와 개인들이 자금을 납입할 예정입니다.
 
스타앤파트너스는 배우 이재룡씨가 대표로 있는 기업인데요. 이재룡씨와 유호정씨 명의의 청담동 빌딩 리유빌딩에 주소지를 두고 있으며 직원은 0명인 사실상 장부상 회사입니다. 이재룡씨의 배우자인 유호정씨는 지난 2018년부터 올리패스의 전속모델로 활동하고 있는데요. 이 같은 접점으로 올리패스 자금조달에 참여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스타앤파트너스가 납부하는 금액은 총 65억원 규모로 발행 당시 전환가액 기준 CPS와 CB가 모두 주식전환을 완료할 경우 스타앤파트너스는 312만7932주(10.01%)를 확보해 최대대주주로 올라설 예정입니다. 현재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11.11%로 정신 대표는 지분 6.73%(212만5981주)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올리패스는 지난 4일 100억원 규모의 자금조달을 공시한 이후 주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주가 상승률은 24.57%에 달합니다. 이재룡씨 등 CB·CPS 투자자들은 자금납입 전 21억원 가량의 평가차익을 거두고 있는 셈이죠.
 
자본잠식 해소?…완전 자본잠식 가능성 여전
 
올리패스는 지난 반기보고서 기준 부분자본잠식에 빠진 상태인데요. 반기기준 자본금과 자본총계는 각각 156억원, 164억원으로 82.68% 자본잠식입니다. 올리패스는 지난 2019년 기술성장특례 적용으로 상장한 이후 5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는데요. 누적된 영업적자로 지난 2020년 432억원에 달했던 자본총계는 올해 2분지 164억원까지 줄어든 상황입니다. 올해 하반기 8억원의 영업적자만 발생해도 완전자본잠식으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오를 수 있는 상황이죠.
 
완전 자본잠식에 따른 상장폐지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1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면서 올리패스의 주가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올리패스는 여전히 완전자본잠식 우려가 큰 상황입니다.
 
올리패스가 조달한 자금이 모두 부채로 잡힐 가능성이 크기 때문인데요. CPS가 부채로 잡힐 경우 부채의 증가로 오히려 완전자본잠식 가능성이 더욱 커지게 됩니다. CB의 경우 사채로 분류되는 만큼 부채로 잡히는데요. CB가 주식전환이 완료될 경우 부채가 자본으로 잡히면서 자본금이 증가하지만, 주식전환 이전에는 부채로 잡힙니다. 더구나 주가가 상승할 경우 전환가격과 주가 간의 차이를 회계처리상 평가손실로 잡아야 하는 만큼 재무구조에 악영향을 줄 수 있죠.
 
감사 의견 따라 완전자본잠식 가능성 높아
 
CPS 역시 부채로 잡힐 가능성이 높습니다. CPS에 주가 등락에 따른 ‘리픽싱’(전환가액 조정) 조건이 붙었기 때문인데요. 전환우선주 1주당 보통주 전환 수량이 정해지지 않은 경우 회계처리상 부채로 잡아야 합니다. 올리패스의 CPS에는 리픽싱한도(70%)가 존재하는데요. 주가가 하락할 경우 매 3개월 전환가액을 조정할 수 있으며 최대 1460원까지 전환가격을 낮출 수 있습니다. 
 
지난 2011년 금융감독원이 리픽싱 조항이 있는 신주인수권 일부의 자본 분류를 일시적으로 허용하면서 CPS 역시 자본으로 분류하는 관행이 있는데요. 과거에도 수차례 CPS의 자본,부채 분류를 두고 논란이 일었습니다. 지난해 알테오젠(196170)은 2021년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보고서 제출이 지연된 바 있습니다. 당시 전환우선주를 두고 외부감사인과 회사의 이견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알테오젠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및 '금융감독원 질의회신 회제이-00094(신주인수권의 회계처리)'를 근거로 2차례에 걸쳐 발행된 전환우선주(3우선주, 4우선주)에 대해 자본으로 분류되도록 사내 회계정책서를 마련했습니다. 그러나 외부감사인과의 이견으로 감사보고서 제출이 지연됐죠. 결국 알테오젠은 외부감사인의 의견 및 국제회계기준(IFRS)의 회계정책 지침(가이드라인)을 수용해 재무제표를 수정했습니다. 
 
수정된 재무제표로 알테오젠의 부채비율은 반기보고서(45%) 대비 2배 이상 뛴 94%의 부채비율을 기록했죠. 결국 올리패스의 CPS 역시 감사인 의견에 따라 부채로 잡힐 수 있는데요. 이 경우 부채비율 증가로 인해 자본잠식이 심화할 수 있는 겁니다. 
 
올리패스는 CPS가 부채로 잡힐지 자본으로 잡힐지 현재는 알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올리패스 관계자는 “CPS의 경우 사업보고서 회계를 받아봐야 알 수 있는 부분으로 확정적으로 대답하긴 어렵다”면서도 “그동안 발행했던 CPS의 경우 자본으로 처리해왔다”고 밝혔습니다. 
 
배우 이재룡씨의 CPS, CB 인수와 관련해선 “인수인 선정 과정의 경우 투자자들에 대한 어떤 대답을 하긴 어렵다”면서 “공시한 대로 회사의 경영상 목적 달성 및 신속한 자금조달을 위해 이사회에서 선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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