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국내 철강업계가 철광석과 원료탄 등 철강재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원가 상승분을 제품가에 반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근 수입량이 증가한 중국과 일본산 철강재보다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12일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철광석 가격은 전날 기준 1톤(t)당 136.85달러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지난해(12월12일) t당 110.25달러 대비 24.1% 오른 수준입니다. 체철용 원료탄은 전날 기준 t당 335.25달러로 기록됐습니다. 지난해 동기 t당 249.5달러 대비 33% 증가한 규모입니다.
원자재 가격이 급등했지만 국내 철강사들은 제품 가격을 올리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열연코일 도매가는 지난달 기준 86만원대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지난해 동기 115만원대 대비 25.6% 하락한 수준입니다. 지난해 11월 기준 철광석 가격이 t당 110만원 수준으로 현재 거래되는 원자재 가격은 높지만, 유통되는 철강재 가격은 낮게 형성된 겁니다.
철광석 가격 추이 그래프. (캡처=산업부)
후판 가격도 지금보다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철강과 조선업계는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 총 두 차례 후판 가격을 협상합니다. 올해 상반기는 t당 90만원대에서 협상이 타결됐습니다. 다만, 이번 하반기에는 80만원대 수준에서 합의될 것이란 게 업계 중론입니다.
이같이 철강업체들이 철강재 가격을 인상하지 못하는 건 중국과 일본산 철강재 수입이 늘어서입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중국과 일본 등으로부터 수입된 철강재는 1439만5000t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전년동기 1295만7000t 대비 11.1% 늘어난 규모입니다.
철강과 조선 업계 간 후판 가격 협상 내용만 봐도 조선업계는 국내산 후판이 중국과 일본산 후판 가격 대비 높다며 가격을 내려야 한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습니다. 철강업계 입장에서는 국내외 건설경기가 좋지 않아 수요가 적은 데다가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제품가 원가상승분 반영도 힘든 상황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철광석 원료탄 등 원자재 뿐만 아니라 에너지 비용도 치솟고 있다. 하지만 수요 침체로 제품 가격에 반영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내년에도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려워 마이너스 사업계획을 잡아야 할 판"이라고 토로했습니다.
현대제철이 생산한 열연 제품. (사진=현대제철)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