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진에 작년 벤처투자 실적마저 역주행

중기부 VC 가집계 결과 5조~5.5조
전년비 약 20% 감소…"미국보단 감소폭 적어"

입력 : 2024-01-26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지난해 경기 악화로 연간 벤처투자 실적이 전년 대비 20% 정도 빠진 것으로 가집계됐습니다. 미국 등 주요국보다는 감소폭이 적지만 당분간 벤처투자 혹한기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임정욱 중소벤처기업부 창업벤처혁신실장이 지난 25일 서울 마포구 도화동 신사업창업사관학교에서 올해 사업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변소인 기자)
 
중소벤처기업부 창업벤처혁신실은 지난 25일 서울 마포구 도화동 신사업창업사관학교에서 올해 정책 방향과 사업계획에 대해 발표했습니다. 
 
중기부에 따르면 중기부 소관 출자사업에 참여한 벤처캐피탈(VC)을 대상으로 지난해 연간 벤처투자 실적을 가집계한 결과 지난해 전체 벤처투자 실적은 약 5조~5조500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은청 중기부 벤처정책관은 "지난해 벤처투자 실적이 전년 대비 20% 정도 감소한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면서 "미국 등 주요국 대비 감소폭이 적은 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중기부는 오는 2월 중순께 지난해 벤처투자 실적을 발표할 계획입니다.
 
중기부는 올해 벤처투자 전망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답을 내놨습니다. 임정욱 중기부 창업벤처혁신실장은 "조심스럽게 낙관적이라고 보고 있다"면서 "VC들을 만나보면 올해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실적이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중동 전쟁, 고금리 추이 등으로 회복 시기가 밀린 경향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당초 지난해 4월 중기부는 '최근 벤처투자 동향 및 전망' 발표에서 올해 상반기에 벤처투자가 회복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습니다. 이때는 거시경제가 올해 상반기쯤 회복될 것이라 봤지만 대외 변수들이 추가로 생기면서 경기 회복 예상 시기 자체가 늦춰지는 추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기부는 민간 중심의 벤처생태계 전환을 위한 민간 벤처모펀드 조성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벤처투자법 개정안이 지난해 3월 국회를 통과한 이후 같은 해 11월에 하나금융그룹이 처음으로 민간 벤처모펀드 조성에 나섰는데요. 벤처모펀드는 창업·벤처기업에 투자하는 다수의 벤처 자펀드에 출자하는 재간접펀드를 말합니다.
 
현재 하나금융그룹은 모펀드 등록을 위한 규약을 만들고 있습니다. 모펀드 등록 후 자펀드 모집 공고를 거쳐 자펀드를 구성하면 벤처기업에 투자가 가능해집니다. 임 실장은 "하나금융그룹이 올해 안에 투자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올해 240억원 정도로 4~5개의 운용사를 선정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민간 벤처모펀드 추가 조성에 대해 이 정책관은 "새로운 민간 벤처모펀드 참여 기업을 알아보고 있는데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특히 경기 영향으로 펀드출자자(LP)를 모으는 것이 어렵다"며 "민간 벤처모펀드에 법인 출자액의 최대 8%까지 세액공제 혜택을 주기로 했지만, 혜택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기 때문에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오는 3월에는 지난해 11월 시행된 '벤처기업 복수의결권주식' 제도를 처음으로 도입하는 기업도 나올 예정입니다. 이상천 중기부 벤처정책과장은 "복수의결권을 도입하려면 주주들을 설득하는 부분이 가장 큰 작업이다. 기업들이 2월, 3월에 주주총회를 많이 하기 때문에 이 시기가 지나면 도입하는 기업이 나올 것"이라며 "올해 안에 10개 정도 기업이 복수의결권을 도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습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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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소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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