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후중기자] 세계 최대규모인 시화호 조력발전소가 다음달 시험 가동을 앞두고
대우건설(047040)의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시화호 조력발전소는 석유대체효과가 연간 86만2천배럴로 이산화탄소 배출을 연간 31만5천톤씩 억제할 수 있는 친환경 신재생에너지다.
그러나 시화호 바닥에 쌓인 엄청난 양의 오염퇴적물이 조력발전과 함께 인근 바다로 여과없이 쏟아져나올 예정이어서 친환경 조력발전이라는 이름을 무색하게 한다.
올해 7월에 나온 한국수자원공사의 '시화호 퇴적토 환경영향조사 및 처리방안 수립 실시설계 용역' 자료에 따르면 시화호 안쪽 곳곳에 쌓인 오염물질 덩어리인 저질토가 조력발전으로 바닷물 흐름에 의해 떠오르면서 시화호 밖으로 흘러나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자원공사는 이 자료에서 시화호내 저질토 문제를 인지하고 조력발전소가 가동되기 전 중금속 오염도가 높은 지역을 설정해 오염퇴적토를 준설 처리하기 위한 대책을 제시했다.
하지만 현재 이 준설대책은 사라지고 주변 어민들과 인근 해역 오염으로 인한 예상 피해 보상 협의만 진행 중이다.
최초 완공 후 화학적 산소요구량(COD)이 20ppm에 이를 만큼 썩어가던 시화호는 1998년 배수갑문이 설치되고 하루 4000만톤의 해수가 유통되면서 4ppm 수준까지 수질이 개선됐다. 그러나 방조제 밖의 연안수질은 COD 1.6ppm에서 공업용 해수 3급수 수준인 2ppm까지 수질이 나빠졌다.
수자원공사는 다음달 중순 부터 조력발전소를 조금씩 시험가동하고 '사후환경영향조사'를 6개월간 실시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실제로는 10개에 이르는 발전터빈이 제약없이 돌아갈 예정이어서 기존 배수갑문의 4배가 넘는 규모인 1억4천만톤의 해수가 흐르면서 상당량의 오염저질토가 그 기간 중 인근 해역을 뒤덮게 된다.
국토해양부 관계자에 따르면 해저 오염물 준설 예산은 연간 100억원에 불과해 바다로 빠져나가 쌓이는 바닥 오염물질에 대한 대책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대로라면 세계 최대의 조력발전소 가동이라는 국가적인 경축과 함께 조용히 시화호의 오염물질을 바다로 흘리면서 결국 우리 식탁을 위협하게 된다.
이희근 오이도 어촌계장은 "이 근처에서 채취한 수산물이 수도권에 공급이 많이 되고 있는데 어업피해 보상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기존 시화호 배수갑문과는 비교도 안되는 크기인 조력발전이 인근 해역에 미칠 환경영향은 광범위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적 친환경 에너지 생산원으로 기대되는 시화호 조력발전소가 수년간 쌓인 중금속 바닥 오염물을 인근 바다로 흘려보내게 되면서 걷잡을 수 없는 환경재앙을 예고하고 있다.
뉴스토마토 안후중 기자 hu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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