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사벽' 유튜브…음원도 OTT도 '끙끙'

국내 유튜브 이용률 71%로 막강한 영향력
시장 장악 후 구독료 급격히 인상
끼워팔기에 국내 음원플랫폼 입지 좁아져
유튜브발 구독료 인상 지속

입력 : 2024-04-23 오후 4:26:39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유튜브발 가격 인상 및 국내 산업생태계 경쟁력 약화 흐름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 2023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에 따르면 유튜브의 유·무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이용률은 71%에 달하는데요. 글로벌 빅테크의 독과점 횡포를 막을 견제구가 없어 유튜브 정책에 따라 OTT뿐 아니라 음원플랫폼 산업이 출렁이는 모양새입니다. 
 
23일 IT업계에 따르면 그간 유튜브는 광고 없이 유튜브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장점, 무료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혜택, 다른 국가보다 저렴한 구독료를 내세워 국내에서 프리미엄 멤버십 가입자를 대대적으로 모집해왔습니다. 그러던 중 지난해 12월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료를 기존 1만450원에서 1만4900원으로 대폭 인상했는데요. 시장 장악 후 가격 인상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시장경제 체제에서 기업은 서비스에 대한 가격을 자유롭게 책정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국내에서 정당한 대가를 내지 않고 사업을 지속해온 점, 국내 기업들이 경쟁을 감내하기 힘들 정도로 자본력을 바탕으로 한 저가 마케팅을 지속해오다 급격한 가격인상에 나서며 그동안 쏟아 부은 비용을 이용자 몫으로 돌렸다는 점입니다. 유튜브는 통신3사에 망이용료를 내지 않고 있죠. 유튜브를 서비스하고 있는 구글코리아 감사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구글코리아의 법인세 비용은 약 155억원에 불과합니다. 세율 혜택을 보기 위해 국내 유튜브 광고수익 등을 싱가포르에 있는 아시아·태평양 법인 매출로 신고한 영향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저가 마케팅으로 시장을 장악한 후 가격을 올리는 전형적인 방법"이라며 "그동안 저가 마케팅 비용을 요금 인상을 통해 모두 소비자 몫으로 올려놓은 꼴"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유튜브 이용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유튜브의 마케팅 전략에 국내 음원사업자들의 설 자리는 좁아지고, 국내 소비자들의 구독료는 높아지고 있습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유튜브 뮤직의 월간활성이용자(MAU)는 706만1000여명으로, 음원플랫폼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멜론이 695만여명으로 그 뒤를 있어고, 지니뮤직(043610)이 311만여명으로 3위를 기록했습니다. 유튜브 뮤직은 기존 업계 1위였던 멜론뿐 아니라 국내 모든 사업자들에 위협이 되고 있는데요. 점유율을 빠르게 키운 요인으로는 유튜브 프리미엄에 유튜브 뮤직을 포함시키는 방식이 꼽힙니다. 이 때문에 음원플랫폼 업계는 불공정 거래 행위인 끼워팔기에 대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유튜브 가격인상으로 인한 구독요금 부담 가중도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통신서비스에 결합해 이용하던 요금이 급격하게 오르고 있는데요. LG유플러스(032640)는 오는 26일부터 '유독'에서 월 9900원에 판매하던 유튜브 프리미엄 제휴 상품 신규 가입을 중단합니다. 고가요금제 가입 시 유튜브 프리미엄 이용료를 100% 할인하는 카테고리 팩 '유튜브 프리미엄 팩' 판매도 종료하기로 했습니다. 
 
KT(030200)는 월 9450원이었던 유튜브 프리미엄 제휴 부가서비스를 5월1일부로 월 1만3900원에 판매하고, 다음달부터 고가요금제에 가입하면 기본으로 제공하던 유튜브 프리미엄도 추가 요금을 받기로 했습니다. SK텔레콤(017670)은 구독 상품 우주패스에 포함된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 상품 요금을 6월1일 자로 인상합니다. 통신업계는 "유튜브 가격 인상에 따라 연동된 결과"라고 설명하지만, 결국 시장 종속에 따른 부담은 소비자 몫으로만 돌려지고 있는 형국입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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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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