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전자, 120% 급등 신사업은 거들뿐…반품 CB 활용법①

만기 전 상환 CB 227억…재매각 추진에 오버행 우려
자본금 100만원 채굴업체…설립 직후 폐광산 채굴권 확보

입력 : 2024-04-30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빛과전자(전 라이트론(069540))가 사명을 변경하고 기존 사업과 무관한 뜬금없는 신사업들을 추진하면서 일부세력에 의해 ‘머니게임’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옵니다. 빛과전자는 최근 창대광산 인수 계약 변경과 함께 주가가 급등했는데요. 빛과전자가 인수하는 광산은 경제성 문제로 폐광이 반복됐던 광산으로 확인됩니다. 
 
광통신 기업, 뜬금 광산 채굴 신사업에 급등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9일 기준 빛과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0.53% 상한 3780원에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빛과전자는 최근 주주총회를 전후로 주가가 급격히 상승했습니다. 지난달초 1708원에 거래를 시작했던 것이 두달여 만에 121.31%급등했습니다.
 
빛과전자의 주가 급등 이유로는 지난해부터 추진 중인 몰리브덴 광산의 인수를 위한 자금조달이 꼽히고 있습니다. 앞서 빛과전자는 지난해 9월 금석두씨로부터 ‘엠오유마인 창대광산’ 지분 100%를 1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엠오유마인은 경북 영덕군 창대광산 채굴권을 확보한 곳입니다. 해당 광산에서 몰리브덴을 채굴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몰리브덴은 높은 내열성으로 반도체, 2차전지, 방산 등 다방면에서 활용되는 광석입니다.
 
그러나 빛과전자는 몰리브덴 광산 신사업 차질 우려가 이어져 왔습니다. 5G 등 광통신 전문기업인 빛과전자와 신사업인 광산 채굴의 시너지를 기대하기 힘든 데다, 지난해 말부터 자기전환사채 매각이 수차례 철회됐기 때문입니다. 빛과전자는 만기 전 상환을 통해 직접 보유하고 있던 6~8회차 전환사채(CB) 227억원을 재매각해 해당 광산 인수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었지만, CB 재매각이 수차례 불발되면서 신사업 차질 우려도 커졌습니다.
 
그나마 최근 자금조달 소식과 함께 창대광산 인수계약이 변경되면서 자금 우려를 해소했습니다. 지난달 4일 최대주주인 라이트론홀딩스를 대상으로 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공시했으며, 창대광산 인수금액은 100억원에서 71억5000만원으로 낮아졌습니다.
 
당초 빛과전자는 계약금(30억원) 외에 중도금과 잔금 70억원을 12회차 CB 발행을 통해 지급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인수가격이 낮아지면서 CB 발행을 통한 납입금은 10억원으로 줄었고, 잔금(18억5000만원)역시 빛과전자의 대여금 채권으로 지급 가능하다는 조건이 붙었습니다. 
 
경제성 없어 폐광된 광산…때마다 테마주 재료로
 
시장 일각에서는 빛과전자 경영진과 CB투자자 등이 주가부양을 위해 몰리브덴 광산을 재료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실제 빛과전자가 상한가를 기록한 지난 15일에는 특정계좌가 관여한 정황도 포착됐습니다. 
 
거래소는 상한가 매수호가잔량이 10만주 이상이고 상위 10개 계좌의 미체결 매수호가 수량이 90% 이상일 경우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합니다. 특정세력이 집중 거래를 통해 주가를 흔들고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당시 빛과전자의 상한가 주문 후 미체결한 상위 10개 계좌의 점유율은 97.60%에 달했습니다. 
 
빛과전자가 신사업으로 추진하는 몰리브덴 광산은 수차례 폐광과 재가동을 반복했던 곳으로 확인됩니다. 2000년대 초에도 폐광 후 재가동이 이뤄지며 특정 주식이 급등하기도 했습니다.
 
해당 광산은 1960년부터 생산이 시작된 이후 경제성이 떨어져 폐광했던 곳인데, 지난 2006년에도 개광이 이뤄졌습니다. ‘큐빛바이오’라는 법인이 몰리브덴 광산 개발에 투자했고 2008년 채광 계획을 밝혔습니다. 2008년은 국내증시에서 금, 몰리브덴, 희토류 등 광산 채굴에 대한 테마가 강했던 시기입니다. 당시 네오리소스는 큐빛바이오 지분을 인수하며 나흘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주가가 급등했지만, 해당 공시 3개월여 만에 상장폐지 됐습니다. 
 
지난 2019년 자본금 100만원에 설립된 엠오유마인 창대광산 역시 설립과 동시에 ‘영덕군 창수면 가산리 답 481번지’에 몰리브덴 광산을 개광했습니다. 해당 광산은 탐사권 없이도 채굴 신청이 가능한 광산입니다. 1967년 동력자원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조사에서 몰리브덴 품위 1.5%의 광산으로 판정됐기 때문인데요. 몰리브덴은 0.3%면 탐사권 없이 채굴신청이 가능합니다.
 
몰디브덴 광산 경제성과 관련해 빛과전자 관계자는 “큐빛바이오는 개발의무불이행에 따라 채굴권이 소멸됐고 광산 소유권은 2016년 엠오유마인에 이전됐다”면서 “큐빛바이오의 개발의무불이행 이유는 알 수 없으나 당시의 몰리브덴 가격 및 특수자원에 대한 사업성은 현재와 비교하기 어렵다”고 해명했습니다.
 
유증 한방에 '황금 CB'…'반품 CB' 재매각 주의
 
빛과전자는 지난해 9월에도 해당 광산 인수 소식을 전하며 주가가 급등한 바 있습니다. 작년 8월초 저점 기준 2715원까지 빠졌던 주가는 9월4일 6920원까지 오르며 한달 만에 154.88% 급등했습니다. 당시 CB투자자 등 일부 투자자들은 수십억원의 차익을 챙긴 것으로 파악됩니다. 지난해 4월부터 9월까지 빛과전자는 6회차, 8회차 CB 189만4890주가 주식으로 전환됐는데, 당시 전환가액이 3300원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할 경우 CB투자자들이 주식전환을 통해 얻은 평가이익은 고점기준 55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됩니다.
 
문제는 해당 CB 대부분이 만기전 상환됐던 이른바 ‘재활용 CB’라는 점입니다. 빛과전자는 2021년 252억원 규모의 6~8회차 CB를 발행했는데요. 수차례에 걸쳐 해당 CB들은 만기 전 상환했습니다. 6회차(70억원), 7회차(30억원)은 전액 상환했으며, 8회차(152억원) CB 역시 127억원을 만기 전에 상환했습니다.
 
빛과전자는 최근 8회차 잔여 CB 일부를 재매각했는데요. 최대주주를 대상으로 한 유증이 완료되면 해당 CB의 가치도 크게 높아질 전망입니다. CB 리픽싱 조건 중 ‘주식 전환청구 전 전환가액은 하회하는 신주 발행시 전환가액을 신주가격으로 한다’는 조항 때문입니다. 
 
8회차 CB의 경우 기존 2987원에서 유증 발행가인 1539원으로 낮아집니다. 전 거래일 종가가 3780원이라는 점을 고려할 경우 해당 CB는 인수와 동시에 145.61% 평가이익을 볼 수 있는 황금 CB로 변하게 됩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만기 전 상환된 CB라도 최종 소각되지 않으면 재매각을 통해 언제든 지장에 풀릴 수 있다”면서 “유증으로 전환가액까지 낮아질 경우 재매각 CB로 인한 오버행 이슈가 이어질 수 있다”면서 “반품 CB의 재매각 여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빛과전자 관계자는 “토이랜드에 재매각한 전환사채 14억원은 매수청구권행사로 소각될 예정”이라면서 CB잔여 물량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창대광산 내부, (사진=라이트론)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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