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 합병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아시아나항공 내 불안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중복되는 업무가 많다보니 얼마간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보는 분위기인데요. 인원 감축, 직무 변화, 부서이동 등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있습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대한항공은 인수준비TF를 가동해오고 있습니다. 올해 연말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결합을 최종 승인하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주식을 취득해 최대주주가 될 예정입니다. 이미 실사를 진행한 바 있지만, 최대 주주가 되면 더 세세하게 아시아나항공 내부 사정을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특히 법률적 제약으로 파악하기 어려웠던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적립 규모, 사용실적, 제휴사 거래 규모, 거래 단가 등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이 내년부터는 아시아나항공의 인력, 영업 관련 부분을 살펴서 인수준비에 본격적으로 착수할 것으로 보입니다.
대한항공 측은 아시아나항공과 합병하면 비행기와 노선이 늘어 인력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현장직이 아닌 재무, 법무, 홍보 관련 직무들은 사실상 중복이 발생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대한항공 측은 합병 이후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없다고 강조해왔지만, 증복이 발생할 수 있는 직군에 있는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은 불안감을 거둘 수 없는 상황입니다.
(사진=아시아나항공)
이런 흐름을 반영해 아시아나항공을 아예 떠난 직원도 최근 크게 늘었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1분기 말 기준 회사의 전체 직원 수는 7841명이다. 이는 전년 동기 전체 직원 수였던 8158명보다 317명 줄어든 수치입니다. 2년 전인 2021년 1분기보다는 785명이나 줄었습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여전히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로 국제선 여객 수요가 급감했을 때도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인수 이후에도 구조조정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앞서 지난 2020년 12월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인력의 90%는 직접부문"이라며 "직접 인력은 그대로 필요하기 때문에 중복되는 인력은 전체 인력 대비 크지 않아서 부서 이동 등을 통해 충분히 흡수가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