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영훈고 학생 '투신'…"학교가 사건 은폐"

재학생 "투신 후 교장이 'SNS에 올리지 마라' 지시"
서울시교육청도 소극적…재학생 입단속 실태 파악 못해

입력 : 2024-06-28 오후 6:09:57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서울 영훈고에서 한 학생이 투신했는데, 학교가 은폐하고 있다는 의혹이 나왔습니다. 학교는 재학생들이 투신 사건을 언론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알리지 않도록 단속했고, 교육청에서 조사가 나와도 '행동을 똑바로 할 것'을 교육했다는 겁니다.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이달 초 영훈고에서 한 여학생이 이 학교 건물 3층에서 뛰어내렸습니다. 학생은 투신 후 출동한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학생은 다행히 생명을 건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다음부터 벌어졌습니다. 학생이 투신한 날부터 학교가 재학생들에게 입단속을 시켰다는 주장입니다. 영훈고의 한 재학생은 "학교가 난리가 났는데, 담임은 교사 회의가 있다면서 늦게 들어왔다"며 "담임은 교장 지시라더니 '오늘 일을 언론에 알리거나 SNS에 올리지 않도록 하라'고 했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투신 사건으로 교육청에서 나올 건데, 조사를 나오면 '행동을 똑바로 하라'고 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이어 "다음날에도 담임이 늦게 들어왔다"면서 "또다시 '학생의 투신을 언론에 알리거나 SNS에 올리지 않도록 하라'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학생이 투신했다는데 학교가 슬퍼하거나 위로하는 기색은 없다"며 "이 일이 외부로 새어나가지 않도록 덮으려는 데 혈안이고 교장은 학교 이미지를 걱정한다"고 했습니다. 
 
서울 강북구 미아동 영훈고등학교 전경. (사진=뉴시스)
 
서울시교육청 산하 성북강북교육지원청은 이 사건을 조사하는 데 소극적입니다. 현재 교육지원청은 투신한 학생의 몸 상태, 투신을 하게 된 경위 등에 관해서 학교 보고에 의존하는 상황입니다. 또 학교가 재학생들에 입단속을 시켰다는 것에 대해서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영훈고 측은 <뉴스토마토>가 투신 사건에 대해서 묻자 자세하게 이야기해 줄 수 없으며, 은폐는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학교가 재학생들에게 △투신 사건에 외부에 알리지 말라고 한 것 △교육청 조사가 나오면 '행동 똑바로 하라'고 지시한 것 등의 사실여부에 대해선 "그런 적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영훈고는 서울 강북구 미아동에 있는 사립학교입니다. 학교법인 영훈학원에는 영훈고등학교 외에 영훈국제중학교와 영훈초등학교가 있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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