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증권에 보험 더해 3위 넘본다

동양·ABL생명 인수시 순익 증대 효과
'5대 금융 꼴찌' 농협금융과 격차 벌리기

입력 : 2024-07-02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민경연 기자] 우리금융지주(316140)가 포스증권을 품은 데 이어 동양생명(082640)과 ABL생명 등 보험사 인수를 확정한다면 실적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5대 금융지주 가운데 4위를 기록하고 있는 우리금융이 농협금융지주와 격차를 벌리고 3위 하나금융 자리를 위협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은행 순익 의존 탈피 목표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함께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달 26일 우리금융은 "그룹의 비은행 부문 경쟁력 강화 방안의 일환으로 동양생명과 ABL생명 대주주와 비구속적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인수에 대해 협의중"이라고 공시했습니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대주주는 중국 다자보험그룹입니다. 동양생명 지분의 75.4%, ABL생명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우리금융은 KB·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보험사와 증권사가 없어 은행 순익 의존도가 매우 높습니다. 지난해 우리금융 당기순이익(지배기업지분 기준) 2조5063억원 중 우리은행 순이익은 2조5056억원으로 전체 순이익의 99.9%에 달합니다. KB금융(105560)의 지난해 순이익 4조6319억원에서 KB국민은행이 차지하는 비율이 70.4%(3조2615억원)인것과 비교하면 의존도가 심각합니다.
 
지난 1분기 기준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자산 규모는 각각 32조4402억원, 17조4707억원입니다. 단순합산했을 때 49조9109억원으로, 우리금융이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인수한다면 생명보험업계 6위권 수준의 보험사를 계열사로 품게 되는 셈입니다. 순이익 개선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됩니다. 동양생명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2706억원, ABL생명은 799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주요 자회사인 우리카드와 우리금융캐피탈의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이 각각 1110억원, 1278억원임을 감안하면 보험사가 단시간 내에 핵심 자회사로 부상할 가능성이 큽니다.
 
농협금융과 순익 격차 벌릴 듯
 
(그래픽=뉴스토마토)
 
보험사 인수로 단기간에 금융지주 순위가 변동될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5대 금융지주 중 실적 꼴찌인 농협금융과의 격차는 더 벌릴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수년간 농협금융은 우리금융 자리를 지속적으로 위협하고 있습니다. 지난 2020년에는 농협금융이 비은행부문 성장에 힘입어 순이익 1조7359억원을 기록하며 우리금융(1조3073억원)을 4286억원 차이로 제쳤습니다. 2021~2022년에는 우리금융이 농협금융을 제치고 4위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1분기·2분기 실적은 농협금융이 우리금융을 앞섰지만 3분기 판매관리비와 대손충당금 등 비용이 증가하면서 우리금융이 연간 기준 4위를 수성했습니다.
 
동양·ABL생명 인수 시 농협금융의 4위 경쟁에서 우리은행이 확실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기준 우리금융과 동양·ABL생명 순이익을 단순 합계하면 2조8548억원입니다. 같은 기간 농협금융 순이익은 2조3443억원으로, 보험사 순익 합계시 격차가 1620억원에서 5105억원으로 더욱 벌어집니다.
 
5대 금융지주 중 지난해 실적 3위를 차지한 하나금융은 지배지분 기준으로 3조421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습니다. 우리금융의 지난해 순이익에 동양·ABL생명 순이익을 합한 2조8548억원과 비교해도 차이가 상당합니다. 1위 경쟁 중인 KB금융(4조6319억원), 신한지주(055550)(4조3680억원)와 비교하면 여전히 1조 이상 뒤쳐집니다.
 
유의미한 실적 시현 시간 걸려
 
앞서 우리금융은 보험뿐만 아니라 증권업에도 재진출했습니다. 지난 5월 우리금융은 계열사인 우리종합금융과 중소형 증권사 한국포스증권을 합병해 증권업에 다시 진출한다고 선언했습니다. 지난 2014년 농협금융에 우리투자증권을 매각한 이후 10년만입니다.
 
실적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보험과 달리 증권업은 유의미한 실적을 내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금융은 "자체 성장과 함께 증권사 추가 인수합병(M&A) 등을 추진해 10년 내 업계 탑10 초대형 IB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시장의 평가는 미적지근합니다. 인수한 한국포스증권에 증권업 필수 기능이 갖춰져있지 않고, 자본 규모가 경쟁사에 비해 작기 때문입니다.
 
포스증권은 일반적 증권사와 달리 온라인 기반 영업망으로 개인형퇴직연금(IRP)계좌와 연금저축계좌 등 펀드 중개수수료 위주의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반면 증권업 필수업무인 주식·채권 거래 기능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습니다. 향후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이 정비될 때까지 추가적인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도하 한화증권 연구원은 "합병회사의 2023년 말 기준 재무상태는 자본총계 1조1000억원대, 자본금 2429억원으로 예상된다"며 "양사를 합병해도 우리투자증권의 규모는 자본총계 기준 업계 18위이고 자산총계로는 우리금융지주의 1%대에 불과하다"고 짚었습니다.
 
우리금융지주는 비은행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증권사에 이어 보험사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사진=우리금융)
 
민경연 기자 competiti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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