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오송'과 다르다…김동연, 아리셀참사 수습 '진땀'

김동연, 사고 직후부터 수습·대응책 마련 주문
수시로 현장 방문해 유가족 만나 요청사항 청취
고용부에 외국인 노동자 불법파견 조사 요청도

입력 : 2024-07-01 오후 4:48:32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아리셀참사 수습에 진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김 지사는 앞서 지난달 24일 일차전지 제조사 아리셀의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이후 거의 매일 현장을 방문하거나 후속 대책 수립을 진두지휘하면서 사고를 수습하는 모양새입니다. 2022년 이태원 참사, 2023년 오송참사 당시 지방자치단체장이 진상규명과 대책마련에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라는 평가입니다. 
 
김 지사는 1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 내 도지사 집무실에서 이주노동 전문가 5명을 초청해 이주노동자 지원정책 마련을 위한 긴급 대책 회의를 열었습니다. 아리셀참사에선 총 2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는데, 그 가운데 외국인이 18명인 걸로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특히 외국인 사망자는 모두 회사에 직고용 노동자가 아닌 파견 노동자였습니다. 일각에선 아리셀에서 비용절감을 위해 '위험의 외주화'를 해서 참사를 키웠다는 의혹을 제기합니다. 고용노동부도 해당 공장이 노동자들을 파견받는 과정에서 불법이 없었는지 살피는 중입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일 자신의 집무실에서 이주노동자 긴급 대책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사진=경기도청 제공)
 
김 지사는 이날 회의에서 "화성(아리셀) 화재 사고도 있고, 이민사회국 신설도 있어서 (이주노동자에 대한) 아이디어가 필요하다"며 "지난 브리핑 때는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전반적 문제를 지적했는데 더 나아가 정책 제안까지 했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이어 "이주노동자들을 위해 사회서비스를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김 지사는 회의 내용을 토대로 이주노동자를 위한 긴급 대책을 수립, 발표할 예정입니다.
 
실제 김 지사는 아리셀 사고 후 일주일 내내 수습과 대응책 마련에 진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달 24일 오전 10시31분쯤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소재 아리셀 공장에서 불이 나 23명이 죽고 8명이 다쳤습니다. 김 지사는 사고 후 불과 두 시간 만에 현장으로 출동, 현황을 살피고 소방당국에 신속한 수습을 당부했습니다. 김 지사는 "가용자원을 총동원해 화재를 진압하고 유해가스 발생을 최소화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김 지사는 그날 저녁 8시에도 현장 브리핑을 열고 "화성시청 대회의실에 통합지원센터를 설치하고 24시간 운영하면서 유가족과 부상자를 지원하겠다"며 "희생자가 안치된 장례식장과 부상자 입원 병원 등에 도 공무원을 1대 1로 배치, 사망자와 유가족에 대한 법률과 보험상담 등 지원절차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했습니다. 
 
김 지사는 이튿날인 25일에도 도청에서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사고 수습부터 이주노동자에 대한 중장기적인 제도 개선과 필요한 조치가 완전히 마무리될 때까지 최선을 다해달라"고 했습니다. 경기도에 따르면 김 지사는 당시 합동분향소 설치와 이주노동자 지원 등 구체적인 사고수습 대책을 추가로 지시를 했습니다. 오후엔 화성시청에 마련된 통합지원센터를 찾아 유가족들과 만나 위로의 뜻을 전했으며, 요청 사항을 들었습다.
 
김 지사는 26일엔 도청에 마련된 '화성 공장 화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조문하고 "확실한 산업안전과 이주노동자 대책 세우겠다"는 의지를 피력했습니다. 27일엔 긴급 대책회의에서 리튬사업장 합동점검계획을 보고 받은 후 "도민 안전을 위해 선제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면서 "리튬 외에 다른 유해화학물질, 위험물 등을 취급하는 업종은 관리 권한이 정부에 있다고 하더라도 경기도가 나서서 위험 요인을 확인하자"고 말했습니다. 
 
29일엔 아리셀 사고 희생자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유가족들과 45분 정도 대화를 나눴으며 "사고 대응 전 과정을 유가족 입장에서 처리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또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전화 걸어 아리셀 참사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외국인 노동자 불법 파견 등에 대한 정부 차원의 신속한 조사를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김 지사의 적극적인 아리셀참사 수습 노력 덕분에 이 사고에 대한 경찰 수사도 속도감이 붙을 걸로 보입니다. 경기남부경찰청 화성서부화재사고수사본부는 지난달 24일부터 이날까지 박순관 아리셀 대표를 포함한 37명 참고인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경찰은 아리셀 공장과 박 대표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도 벌였습니다.  
 
고용부도 움직였습니다.. 경기고용노동지청은 지난달 28일부터 아리셀 불법 파견 문제와 관해 수사 중입니다. 현행법상 아리셀과 같은 제조업 직접생산공정 업체는 파견 근로가 금지돼 있습니다. 민길수 중부고용노동청장(지역사고수습본부장)은 브리핑을 통해 "법 위반 여부를 철저히 확인해 엄중 조치하겠다"고 했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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