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참사' 정점…극우·반노동 선봉장 '김문수'

대통령실 "노동개혁 완수 적임자"
노동계 "노동개악 시도 중단하라"

입력 : 2024-08-01 오후 4:01:19
[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극우·반노동' 선봉장에 선 김문수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김 후보자는 군부 독재 시절 노동 운동에 투신한 이력이 있는데요. 이후 극우 정치인으로 활동하면서 과거 신념을 출세랑 바꿔치기했다는 평가마저 받습니다. 경사노위 위원장 임명 전후 부적절한 처신으로도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임명 강행에 이어 자기 사람만 챙기는 불통 이미지를 고집하는 모양새가 반복되는 모습인데요. "인사 참사의 정점", "갈 데까지 갔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첫 출근' 김문수 "반노동이 뭐냐"...노란봉투법 '반대'
 
김 후보자는 1일 고용노동부 서울강남지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태스크포스(TF) 사무실에 공식 출근했습니다. 그는 이날 현장에 온 기자들의 '반노동' 지적과 관련한 질문에 "반노동이 뭔지 묻고 싶다"고 반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에 대해서는 "노동법만 보고 법을 만들었을 때 전체 헌법·민법 체계가 흔들리고 혼란을 가져와서 사실상 노동자들이 피해를 보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문재인 정부에서는 안 한 이유가 있을 것 아니냐"며 "(노란봉투법에 반대한다고) 반노동 딱지를 붙일 수 있지만 그걸로 약자 처지를 개선하고 노동복지나 노동인권을 향상시킬 수는 없지 않냐"고 역설했습니다.
 
가장 중점을 두는 노동 정책으로는 '노동 약자 보호'를 언급하면서도 과거에 했던 극우, 반노동 발언에 대해 같은 입장임을 시사했습니다. 
 
노동개혁은 연금·교육개혁과 더불어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직후부터 의지를 밝혀온 과제입니다. 이러한 개혁 과제들은 정부 주도로 추진되는 대신 올해 재개된 노사정 사회적 대화로 넘어간 상태인데요. 이 때문에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사노위를 이끌던 김 후보자가 노동개혁 바통을 이어받을 주자로 낙점된 것으로 관측됩니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1일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이 있는 서울 강남고용노동지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천인공노할 인사 참사"…거센 '반대론'
 
야권과 양대 노총은 이틀째 비판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의 사람에 대한 인식은 한 90년대 말쯤에 그 사람이 어떻게 살았느냐를 갖고 평가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습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천인공노할 인사 참사", "윤석열 정부가 고용노동부를 통째로 극우 유튜버 손에 넘기겠다는 처사"라며 지명 철회를 요구했습니다. 조국혁신당은 "이쯤 되면 막 가자는 것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양대 노총도 고강도 비판에 가세했습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윤석열 정권은 이진숙 임명 강행으로 공영방송 파괴를, 김문수 지명으로 노동정책 후퇴를 밀어붙일 심산"이라며 "김문수를 앞세운 노동개악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도 "김문수 신임 장관은 노동계를 진정한 정책의 파트너로 인정하라"고 요청했습니다.
 
"문재인은 총살감"…'과거 막말' 일파만파
 
윤석열정부의 두 번째 노동정책 수장으로 지명된 김 후보자의 청문회는 순탄치 않을 전망인데요. 과거 극우, 반노동 발언 등에 대한 공방이 예상됩니다. 
 
김 후보는 지난 2019년 4월 강원도 산불 피해 당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정부, 촛불 좋아하더니 온 나라에 산불, 국민은 화병"이라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습니다. 그해 8월 자유한국당 주최 토론회에서는 "집권하고 있는 문재인부터 완전히 빨갱이"라며 "박근혜를 뇌물죄로 구속시키는 데 분노하지 않는 그런 국회의원이 대한민국 국회의원 자격이 있냐. 문재인은 총살감"이라고 비방했습니다.
 
2020년 8월 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으로 경찰의 동행 요구에 "내가 김문수인데 왜 그러냐. 국회의원을 세 번 했다"며 특권의식을 드러내 전국민적 비난을 받았습니다.
 
2022년 6월 화물노동자 파업 관련해서는 본인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등에서 "불법파업에는 손배(손해배상) 폭탄이 특효약"이라는 막말을 일삼았습니다. 노동자들이 손해배상소송을 가장 두려워하기 때문에 민사소송을 오래 끌수록 굉장히 신경이 쓰이고 가정이 파탄 나게 된다는 주장입니다. 
 
부적절한 언행은 지난 2022년 9월 경사노위 수장으로 임명되고도 계속됐습니다. 그해 10월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면담에서 "노란봉투법은 공산주의"라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그해 경사노위 위원장으로서 참석한 첫 국감에서는 과거 "문재인 총살감" 발언 질의에 "문 전 대통령이 신영복 선생을 가장 존경하는 사상가라면 김일성주의자"라고 했다가 국감장에서 퇴장당하고 환경노동위원회로부터 고발당하기도 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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