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티몬·위메프 여행상품 관련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 회의가 오는 9월 말 열릴 예정입니다. 회의에 앞서 여행사들이 먼저 만나 대안을 강구할 방침입니다.
30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티몬 판매대금 정산 지연 사태에 따른 구입대금 환급 요구에 관한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 회의가 9월말 열릴 계획입니다. 한국소비자원은 지난 16일 교원투어, 하나투어, 모두투어, 노랑풍선, 참좋은여행 등 여행사를 상대로 소비자분쟁조정 접수통보서를 보냈습니다. 통보서 발신 시점에 따르면 분쟁조정 신청자는 6766명입니다.
통보서에서 한국소비자원은 "소비자기본법 제58조에 의거해 다음 사건이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에 분쟁조정 신청사건으로 접수됐음을 알린다"며 "분쟁조정위원회의 개최일자가 확정되면 신청인과 피신청인에게 회의개최 통보서를 발송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분쟁조정 개시 결정과 관련한 회의는 9월 하순경으로 예정하고 진행하고 있다"면서 "9월 하순에 조정 개시가 되면 그로부터 최장 90일 이내에 본 조정 결정까지 진행되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회의가 몇 회에 걸쳐 진행될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간단한 내용이면 1회로 결정이 나겠지만 사안이 첨예한 만큼 회의가 여러 번 진행될 가능성도 높은 상황입니다. 회의가 여러 차례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90일내에 결정을 내야하는 원칙에 따라 올 연말 안에는 조정 결과가 나올 전망입니다.
티몬·위메프(티메프) 정산 지연 사태 피해자들이 지난 25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 앞에서 검은 우산 집회를 열고 피해자 구제 특별법 제정 등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재 한국소비자원은 신청자들의 신청 내용과 증빙 자료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잘못 작성한 문서의 경우 수정하고 추가로 증빙 자료를 받는 등 자료를 검증하고 보정하고 있습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여행상품 판매자들도 피해라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조정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티몬과 위메프가 먼저 해결이 돼야 함에도 거기가 막혀 있는 것이 문제다. 전자지급결제대행사(PG사)들의 참석 여부는 아직 미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조정 결과에 따라 양측이 수긍할 수도 있지만 받아들이지 못할 경우에는 소송으로 가게 됩니다. 여행업계에서는 조정이 쉽지 않은 사안으로 보고 결국 소송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여행업협회는 법무법인 선임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여행업계는 분쟁조정회의가 시작되기 전 9월 초쯤 여행사들끼리 만나 대안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각 사별로 대응을 할지, 공동으로 대응할지 정하고 여행사들의 공통된 의견을 모아볼 계획입니다. 그마저도 중소업체의 경우 협회 소속도 아닌데다 주요 여행사와 접점이 없어 대응 방법조차 모르는 상황입니다. 자체 법무팀이 없는 소형 여행사의 경우 대형 여행사들의 행보를 지켜보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앞서 지난 27일에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등 정부 측과 금융감독원, 소비자원 등 관계기관 담당자,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등 여행사 및 한국여행업협회, 신용카드사, PG사 등이 모여 비공개 간담회를 진행했습니다. 정부 측은 하루빨리 고객들의 피해를 최화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PG사 측은 법률적인 테두리 안에서 최소한의 책임을 지겠지만 여행사들도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여행사들은 6~7월 출발 여행 미정산금에 더해 추가적인 피해는 떠안을 수 있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습니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각자의 입장이 너무 팽팽하다. PG사와 여행사들은 법률자문을 받고 있지만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만 법률 해석을 하고 있어 법적 분쟁 다툼이 생길 수 있는 여지가 커질 수밖에 없다"며 "피해 규모가 너무 커서 어느 한쪽도 인정하기가 힘든 정도"라고 했습니다. 이어 "처음부터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분명하게 가이드라인을 주고 조정했으면 상황이 이렇게까지 나빠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