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프가격 고공행진 멈췄지만…웃지 못하는 제지업계

펄프가격 14개월만에 하락했지만
해상운임 부담…북미 노조 파업도 변수

입력 : 2024-09-02 오후 4:22:00
[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펄프가격이 가까스로 안정을 찾았지만 제지업계는 여전히 웃지 못하는 분위기입니다. 펄프가격 외에 수익성을 가르는 또 하나의 중요한 축인 북미지역 해상운임이 고공행진 중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미국 남부산 활엽수 펄프(SBHK)의 8월 평균 가격은 톤(t)당 825달러로, 전월대비 7.82%(70달러) 하락했습니다. 펄프 가격이 떨어진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14개월 만입니다. 이 기간 동안 펄프 가격은 1.5배 이상 올랐습니다.
 
펄프를 수입해서 종이를 만들고 있는 한솔제지(213500), 무림페이퍼(009200) 등 제지업계 입장에선 간만의 희소식인 셈입니다. 그러나 현업에서의 반응은 미지근합니다. 해상운임 부담이 여전하기 때문인데, 특히 북미 수출을 주력으로 하는 제지업체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moohae(무해) 펄프몰드 컵리드' (사진=무림)
 
제지업계 관계자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는 하락했지만 북미지역 해상운임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 업계에서는 골치 아파하고 있다"며 "여기에다 이스라엘-이란 간 대립, 북미지역 노사갈등 등 또 다른 변수가 생기면서 해상운임이 추가적으로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미국 동부 항만 노조인 국제항만노동자협회(ILA)는 항만 자동화 시스템 도입에 반대 의사를 드러내며 미국해양협회(USMX)와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ILA는 새 노사 협정에 고용안정을 보장하는 조항을 넣지 않으면 이달 말 파업을 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그나마 4분기엔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기대도 감지되는데요. 또 다른 제지업계 관계자는 "3분기는 제지산업에서 비수기와 경기 침체로 인해 매출은 다소 저조할 것으로 보이지만 펄프가격이 반영되는 4분기부터는 이익이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습니다.
 
문제는 이마저도 장담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지금의 펄프가격 하락세가 유지된다는 전제가 필요한데, 워낙 변동성이 큰 분야인 만큼 하반기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데요. 
 
대외적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만큼, 제지업계는 친환경 제품 개발을 앞세우며 기회를 포착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무림페이퍼는 펄프를 활용한 펄프 몰드, 천연펄프로 생산한 종이 물티슈, 펄프에서 유래된 신소재 바이오플라스틱을 고도화하고 경쟁력도 높일 방침입니다. 한솔제지는 수출시장 선점을 지속적으로 노리는 한편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강화합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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