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중국 커넥티드카 판매 금지…국내 차업계 셈법 복잡

광범위 규제 조치 시 자율주행 등 기술 개발 차질
전문가 "공급망 다변화·글로벌 업체 협업 등 필요"

입력 : 2024-09-24 오후 4:33:23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미국이 앞으로 자국 내에서 운행하는 커넥티드 카의 중국산 소프트웨어(SW)와 하드웨어(HW) 판매 금지에 나서면서 국내 차업계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미국이 광범위한 규제 조치를 꺼내 들 경우 커넥티드카의 핵심 기술인 자율주행은 물론 첨단 반도체, 무선통신 장비 개발에 주력해 온 국내 차업계에도 자칫 불똥이 튈 수 있기 때문입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아직 구체적인 규제 부품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중국산 부품을 넘어 공급망 다변화가 불가피해진 상황이 됐습니다. 새로운 공급망을 구축하거나 대체 부품을 찾는 데 추가적인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는 것입니다.
 
한국 정부와 자동차 업계는 공급망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규제를 "국가 안보에 중대한 위험"이 되는 부품과 서비스로 한정하고 유예 기간을 달라는 입장을 미국 정부에 제출한 바 있습니다.
 
2024년 4월25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차이나오토쇼 개막식에서 니오(Nio)의 EC7가 전시된 모습.(사진=뉴시스)
 
미국이 중국 제품에 대한 규제를 더욱 강화할 경우 자율주행은 물론 첨단 반도체, 무선통신 장비 개발에 주력해 온 국내 차업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커넥티드카에 들어가는 주요 부품으로는 센서와 통신모듈(차량 간 통신), 전원 관리 시스템 등이 있습니다. 부품 수는 보통 100개 이상으로 고급 모델의 경우 200개 이상인데요. 아직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커넥티드카 또는 자율주행과 관련한 센서나 주요 장비로 중국산을 쓰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규제가 더욱 강해지기 전 국내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중국산 부품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 할 필요성이 커졌습니다. 실제로 국내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사용하는 중국산 부품의 비율은 약 30%~40%에 달하는 만큼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게 업계의 시각입니다.
 
전문가들은 공급망 다변화는 물론 최근 현대차와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이 협약을 맺은 것처럼 국내 완성차 브랜드는 물론 부품사들도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협업에 더욱 나서야 한다고 이야기 합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 학과 교수는 "한국 자동차 업체들이 중국산 부품을 사용하지는 않지만, 미국의 규제가 실제로 시행될 경우 공급망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GM과의 협약이 공장 뿐만 아니라, 부품도 공유가 가능하기 때문에 이번 동맹관계가 긍정적으로 다가 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커넥티드카에 들어가는 차량 연결시스템(VCS)나 자율주행시스템(ADS)을 구성하는 부품 및 소프트웨어를 중국 및 러시아에서 직접 생산했거나, 제작에 연관이 있을 경우 해당 차량의 수입 및 판매를 단계적으로 금지하는 규정안을 발표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커넥티드카에 사용되는 중국산 SW 사용은 2027년식부터, HW는 2029년 1월부터 각각 금지할 계획이라고 미 상무부는 전했습니다.
 
미국 상무부는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인 운전자와 인프라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외국의 적대 세력이 미국 도로에서 커넥티드카를 원격으로 조작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러한 조치를 내렸다고 설명했습니다.
 
2022년 2월2일 동계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중국 장자커우(張家口)의 겐팅 스노우 파크에 미국과 중국 국기가 게양돼 있다. (사진=뉴시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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